신규 공급 공공분양주택은 바로 본청약 시행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 불편 해소 위한 대책도
#군포 대야미 A2 신혼희망타운은 2021년 10월 사전청약을 받고 지난달 본청약을 진행하기로 계획돼 있었다. 그런데 최근 본청약이 2027년으로 3년 미뤄진다는 안내가 당첨자들에게 통보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전력 간 송전선로를 옮기는 과정에 이견이 생겨 공사가 지연됐다는 이유였다. 본청약 일정에 맞춰 임대차 계약을 계획했거나 대출을 받은 당첨자들은 급작스러운 일정 변경에 날벼락을 맞았다.
사전청약 제도가 사실상 폐지된다.
본청약이 한없이 미뤄지는가 하면 사업이 아예 취소되는 등 무용론이 대두되면서 정부는 제도의 한계를 인정하고 신규 시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14일 국토교통부와 LH는 공공사전청약 신규 시행을 중단하고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겪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청약 시행단지 관리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전청약제도는 본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부동산 경기가 극도로 과열된 문재인 정부 당시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일반적인 청약이 주택 착공 단계에서 이뤄지는 데 비해 사전청약은 지구단위계획을 승인하는 시기에 이뤄지다보니 지구 조성 과정에서 벌어지는 각종 리스크로 인해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한계가 드러났다.
사전청약 공급 이후 문화재가 발굴되거나 맹꽁이 등 법정보호종이 발견되는가 하면 기반시설 설치 지연 등 장애 요소가 발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또 본청약이 지연되는 사이에 건설 자재가격 급등과 공사비 인상 등으로 분양가가 상승해 사전청약 당시 안내된 분양가에 비해 크게 뛰기도 했다.
사업이 아예 취소된 사례도 있다.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인천 서구에서 추진 중이던 '인천 가정2지구 우미린 B2블록'은 2년 전 사전청약, 지난해 3월 본청약, 내년 11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주택시장 침체로 본청약과 입주시기가 미뤄졌다. 여기에 공사비가 급등하자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사업이 철회됐다.
이에 국토부는 사전청약을 더이상 시행하지 않고 신규 공급되는 공공분양주택은 사전청약 없이 바로 본청약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정희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대기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해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조기에 확정짓기 위해 제도를 도입했는데, 본청약을 진행하다보니 제도 자체가 가진 한계점들이 노출돼 신규 시행을 중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같은 문제점은 이미 2021년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도 제기됐었다. 2009년 이명박 정부에서 보금자리주택을 조성할 당시에도 '사전예약제도'라는 이름의 비슷한 방식이 쓰였지만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사전청약과 본청약 간 기간이 너무 길어져 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도는 재도입됐고, 윤석열 정부 들어서도 공공분양 브랜드인 '뉴홈'을 홍보하는데 사전청약제도가 적극적으로 활용됐다. 지난해 6월에는 뉴홈 사전청약 확대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제도의 한계를 알면서도 도입했다가 사실상 폐지를 발표하는 이유는 사업 지연 등 예상했던 문제점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단장은 "2021년 받은 사전청약의 본청약이 도래하는 시기가 오는 9월 부터인데, 지연이 대거 발생하면서 이런 판단을 내렸다"며 "뉴홈 사전청약의 경우도 일정 관리를 철저히 하더라도 본청약이 예정되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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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