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여명에게 소액 대출, '닷새마다 2배' 살인적 고리
담보로 지인 연락처·나체사진 받아 폭행·협박 일삼아
신용불량자에게 살인적인 금리로 소액 대출을 내주고, 채권 추심 과정에 담보로 받아둔 나체 사진을 빌미로 협박까지 일삼은 불법 대부업 조직이 재판에 넘겨졌다.
광주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정희선 부장)는 대부업법·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강요·협박) 혐의를 받는 불법 대부 조직 총책 A(38)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조직은 지난해부터 1년여 간 무등록 대부업체를 운영, 소액 대출 채무자 240여 명에게 총 2억 원 가량을 빌려주면서 담보 명목으로 개인 정보·지인 연락처, 나체 사진을 받아 협박하는 등 각종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은 불법대부업 총책 A씨를 중심으로 채무자 모집(홍보책), 대출 심사·상담, 채권 추심 등 역할을 나눠 체계적으로 불법 대출·추심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온라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광고로 전국 각지에서 채무자를 끌어모아 대출을 내줬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거나 기존 대출금 상환 연체 중인 이들에게 '한 번에 수십만 원 단위로 빌려주는 소액 대출을 해주겠다'고 꼬드겼다.
대출 실행 이후에는 법정 이율을 훨씬 뛰어넘는 살인적인 고금리를 붙여 원리금 상환을 독촉했다.
채무자들에게 급전이 절박하다는 점을 노려 '닷새가 지날 때마다 원리금을 2배로 갚으라'고 요구했고, 연체 이자는 1~2시간 단위로 붙인 것으로 파악됐다.
신용 채무자들에게 담보 명목으로 직장·자택 등 개인 신상정보는 물론,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를 무작위로 빼갔다. 상환 연체가 발생하면 "주변에 알리겠다"며 채무자들을 괴롭혔다.
심지어 채무자 30여 명에게는 직접 신체 일부를 찍은 사진 전송도 요구했다. 연체가 발생할 때마다 노출 수위가 높은 사진을 촬영케 했고, 연령·성별도 가리지 않았다.
이렇게 담보 명목으로 받아둔 나체 사진은 유포 협박의 빌미가 돼 상환 독촉에 악용됐다. 연체 기간이 길어지면 자택과 직장에 친인척 집까지 직접 찾아가 폭행과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이들이 이자 명목으로 거둬들인 범죄 수익만 억대인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광주지검은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은 채무자들에게 심리 치료 등 피해자 지원에 나섰다. 또 디지털성범죄피해자 지원센터에 불법 영상물 삭제 차단을 의뢰, 2차 피해 방지 조치에도 힘썼다.
광주지검 관계자는 "피고인들에게 죄질이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취약계층 상대 불법 사금융 범죄에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경찰은 검찰에 넘긴 혐의 외에도 불법 채권 추심 피해가 더 있을 것으로 판단, 여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추가 피해 사실이 더 드러나면 검찰에 추가 송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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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