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모 부대 육군 훈련병 군기훈련 중 사망
부검 결과 횡문근융해증 의심 증상 일부 보여
육군 "규정·절차 문제점 식별…경찰 추가수사 필요"
군기훈련(얼차려)으로 쓰러져 지난 25일 사망한 육군 훈련병이 횡문근융해증 유사 증상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훈련병에게 군기훈련을 지시한 간부들은 지난 27일부로 모두 직무배제됐다.
2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사망 훈련병을 부검한 결과 횡문근융해증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일부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확한 사인은 추가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한다는 게 육군 측 입장이다.
횡문근융해증은 근육이 괴사되면서 세포 안에 있는 근육 성분이 혈액으로 방출되면서 나타나는 증후군이다. 무리한 운동, 과도한 체온 상승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훈련병의 사인이 횡문근융해증으로 확인될 경우, 간부가 무리하게 군기훈련을 시켜 사망하게 했다는 비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께 강원도 인제 모 부대에서 훈련병 1명이 군기훈련 중 쓰러졌다. 이 훈련병은 민간 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25일 오후 사망했다.
이 훈련병은 지난 13일 입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훈련병은 쓰러지기 직전인 23일 오후 완전군장을 메고 연병장을 도는 군기훈련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해당 훈련병은 보행이 아닌 구보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기훈련은 '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군인복무기본법)에 따라 군기의 확립을 위해 공개된 장소에서 훈련 대상자의 신체 상태를 고려해 체력을 증진시키거나 정신을 수양하는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군기훈련은 체력단련과 정신 수양으로 나뉜다. 체력단련에는 앉았다 일어서기, 팔굽혀펴기, 보행, 완전군장 보행 등이 있다. 해당 훈련병이 완전군장을 한 채 구보를 했다면 이는 규정 위반이다.
이 훈련병은 또한 선착순달리기, 완전군장 팔굽혀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들 역시 군기훈련 규정에 어긋난다. 선착순달리기는 한 곳을 지정해 선착순으로 달려 돌아오는 얼차려로, 1등을 하지 못하면 훈련이 끝날 때까지 달려야 한다.
훈련병들의 군기훈련 현장에는 중대장(대위)와 다른 간부가 함께 자리를 지키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현재 인터넷 상에서는 이들 간부가 여전히 병사들과 함께 있어 불안하다는 말이 퍼지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순직 관련 중대장과 부중대장은 27일 오전 8시부로 직무배제됐다"며 "현재 대리 근무자가 임명돼 임무 수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28일 해당 사건을 강원경찰청으로 이첩했다.
서우석 육군 공보과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육군은 이번 사안의 중요성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민간 경찰과 함께 협조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조사 과정에서 군기교육 간에 규정과 절차에서 문제점이 식별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별된 문제점에 대해 경찰의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오늘 이첩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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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