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가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난 10년간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 현황을 조사해 본 결과, 출산지원금이 합계출산율 상승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경북도에 따르면 22개 시군에서 출산지원금은 늘었으나 합계출산율이 증가하지 않고 감소 추세를 이어갔다.
포항시와 구미시는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이 반비례 관계를 나타내기도 했다.
경북의 합계출산율은 2015년 1.46명 이후 2023년 0.86명으로 지속해서 감소하는 가운데 시군별 출산지원금은 꾸준히 늘어왔다.
시군 현장에서는 출산지원금의 과도한 경쟁으로 인근 지자체 간 인구 빼가기로 변질됐다는 우려도 컸다.
경북도가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해외 선진국 사례와 국책 기관의 연구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독일은 중앙정부가 만 18세까지 아동수당을 지급하고 지방정부는 돌봄·양육 서비스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프랑스도 기본수당, 보육료 지원 등 현금지원 정책은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지방은 돌봄 서비스 지원에 중점을 두고 있다.
2008년 최하위 수준의 출산율을 2022년에 전국 최고 수준(1.6명)으로 이끈 일본 돗토리현 정책 핵심 방향도 현금성 지원다는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돕는 출산·육아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 지난해 한국지방세연구원은 동일 예산액 지출일 경우 출산지원금 지급보다 돌봄센터, 키즈카페 등 지역 돌봄 기반 및 서비스 확대가 출산율 제고에 3배나 더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내놓았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현금성 지급보다 지역별 특색 있는 돌봄 기반·서비스 확충 등이 합계출산율 반등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관련 사업을 중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또 경북도가 시군을 대상으로 출산지원금 지급 형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출산지원금을 시군별로 차등 지급하는 게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82%(18개 시군)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시군에서는 적절한 출산지원금 지급 방법으로 전국 동일 지급을 꼽았다.
도내 시군은 자체 조례로 출산지원금을 정해 지급하고 있는데 첫째는 최대 700만 원에서 최소 0원, 셋째 아이는 최대 2600만 원에서 최소 140만 원으로 시군마다 금액이 천차만별이다.
경북도는 지난 달 27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방문해 출산지원금 등 현금성 지원 대상과 적정 금액을 정부에서 통일해 줄 것을 건의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경북도는 현금성 지급보다 지역 현장에서 요구하는 돌봄과 주거 등 저출생 전주기에 필요한 기반과 서비스를 구축해 저출생 극복의 모범 모델을 만들고 전국으로 확산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