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집단 휴진 당시엔 참여율 낮아
"지역여론 민감"…일부선 '이번엔 달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오는 18일 총궐기대회를 열고 집단 휴진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실제 동네 병원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은 오는 18일 하루 동네병원을 운영하는 개원의, 의과대학 교수, 봉직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집단 휴진에 돌입한다고 선포했다.
앞서 임현택 의협회장은 지난달 30일 "이제는 개원의, 봉직의 선생님들까지 본격적으로 이 큰 싸움에 나와주셔야 한다"며 집단 행동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동네 병원마저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우려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 사는 한 직장인은 "부모님이 주기적으로 혈압약을 처방받는다"며 "집단휴진이 길어진다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우려했다.
하지만 이번 집단 휴진에서 개원의의 참여율이 전공의, 의대 교수 등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날지 미지수다.
의협은 2000년과 2014년, 2020년 각각 의약분업과 원격진료, 의대증원 이슈로 총파업을 벌인 바 있다. 의협이 주도한 집단휴진에서 개원의의 참여율은 2020년 의약분업 휴진 첫날 떄 92.3%로 높았지만 2014년에는 29.1%로 떨어졌다.
이후 2020년 집단 휴진에서 개원의 참여율은 10% 아래였다. 당시 전공의 참여율이 70~80%대를 기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개원의의 경우 지역 주민이 주로 이용하는 동네병원 특성상 지역 여론을 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20년 의협이 의대증원에 반대해 집단 휴진을 결의했을 당시 지역 맘카페에서는 "파업 병원 다시는 안 간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당시 일부 맘카페에는 지역별로 휴진 병원 리스트가 실시간 작성돼 공유됐다.
개원의들의 이런 부담감은 당시 파업 참여율로 나타났다. 의협이 집단휴진에 나선 2020년 8월 당시 복지부가 조사 결과 첫째날인 26일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의 평균 휴진율은 10.8%(3549개소)에서 이튿날은 8.9%(2926개소)로 줄었다. 전날과 비교해 600여 곳이 줄었다.
앞선 집단 휴진 당시 부정적인 지역 여론을 겪은 개원의들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 동네의원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동네병원들 사이에서 휴진한다는 소문까지 나면 경영이 어려울 수 있다"며 "결국 다들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다"라고 귀띔했다.
또 18일 집단 휴진을 하더라도 중소·종합병원은 정상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집단 휴진을 선포한 의사대표자대회에 병원단체인 대한병원협회, 대한중소병원협회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이번 집단휴진에서는 동네 의원들의 참여율이 이전과 다를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이 실시한 집단 휴진 찬반 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직역 간 이해관계를 떠나 대부분 의사들이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18일 휴진 참여율이 대폭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동네병원 집단 휴진에 대비해 개원의를 대상으로 진료 명령 및 휴진 신고 명령을 내렸다. 전날 총궐기대회를 열고 집단 휴진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에 대해서는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의료계 전체의 집단 진료거부는 국민과 환자의 생명권을 위협하는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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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