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부도 난 종합·전문 건설사 14곳, 전년비 3배 ↑

5월에만 종합건설사 3곳 부도…올해 첫 기록
건설사 폐업신고 공고도 10여년 만에 최대치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 상승 지표들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지만, 분양 침체 등 여파로 인해 건설업계 부도 및 폐업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1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정정·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까지의 누적수치(187건) 대비 53건 늘어난 수준으로, 약 10여년 전인 2011년 1~5월(26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하면 그 수치는 더욱 커진다. 지난달 말 기준 폐업 공고를 낸 전문건설사는 총 1301곳으로, 이를 포함하면 올해 전체 건설업체에서 나온 폐업신고 공고는 1541건에 달한다.

해당 수치는 보유 업종 중 일부 업종만 폐업신고하거나, 업종전환등록 등에 의한 폐업신고 건수도 포함돼 있지만 신고 사유를 살펴보면 다수가 '사업포기', '경기부진' 등으로 적혀 있어 건설경기 악화로 인한 폐업이 많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도 총 14곳(종합 3곳, 전문 11곳)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곳)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2019년(25곳) 이후 최대치다.

특히 지난달에는 종합건설사 3곳, 전문건설사 1곳을 합쳐 총 4곳이 부도처리됐는데, 올해 종합건설사에서 부도업체가 나온 것은 5월이 처음이었다. 지난달 부도업체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과 전남에서 각각 종합건설사 2곳, 1곳이 부도처리됐고, 전북에서도 전문건설업체 1곳이 부도처리됐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계약 공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미분양 주택은 계속 적체되면서 건설업체의 자금 사정이 계속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2024년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주택은 7만1997가구로 전월 대비 10.8% 증가했다. 전국 미분양 주택이 7만 가구를 넘어선 건 지난해 4월(7만1365가구) 이후 1년 만으로,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증가세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심지어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1만2968가구로 전월 대비 6.3% 증가하며 1만가구를 넘겼다.

반면 KISCON에 등록된 연도별 건설공사 계약액 추이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공공 및 민간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296.8조원) 대비 56.2조원 하락한 240.6조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부동산시장 침체, 고금리 기조,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계속될 경우 건설업계 전반이 쇠퇴기로 이어질 수 있기에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건설산업이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경기의 등락을 반복하며 완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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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