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을 비롯한 중환자실의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의 무기한 휴진을 예고하는 등 의료계 집단 휴진 움직임이 확대되는 가운데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이 치매와 천공성 급성 충수염을 앓고 있던 50대 남성의 생명을 구한 사실이 알려졌다.
15일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조 원장은 지난 13일 오전 7시께 치매와 천공성 급성충수염을 앓고 있던 A(50대)씨에 대한 응급수술을 집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재 A씨는 큰 위기를 넘기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A씨는 지난 10일부터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개인병원에서 진통제를 처방받았으나, 상태가 악화돼 종합병원을 찾았고, 종합병원에서 천공성 급성 충수염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그러나 A씨가 무단 탈출을 2차례 시도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자 병원 측은 수술을 취소하고 그를 퇴원 조치했다.
그는 치매를 앓고 있어 가족과의 연락이 어려웠고, 사회복지관에서도 집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로 분류된 상태였다.
A씨와 함께 있던 사회복지사는 119에 연락해 여러 병원을 방문했으나,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A씨를 돌보거나, 수술동의를 할 수 있는 보호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병원에서는 ‘수술할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A씨는 장 마비와 복막염 등으로 인해 수술이 시급한 상태였다.
하지만 해당 소식을 접한 조승연 원장은 환자의 심각한 상황을 듣고, 지난 12일 오후 9시 수술을 직접 집도하기로 결정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A씨는 현재 회복 중에 있다.
조 원장은 “늘 있었던 일이지만, 그동안 복합 상병을 가진 취약계층들이 항상 응급실에서 문제가 돼 왔다”면서 “전공의 파업으로 다른 병원의 역량들이 부족한 바람에 이번 수술건이 기사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평상시에도 질환을 앓는 취약계층 분들이 갈 곳이 마땅치가 않다”면서 “취약계층들의 마지막 보루격인 저희 인천의료원 같은 공공병원들에 대한 지원이 강화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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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