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편의점, 中관광객 탓에 몸살…"쓰레기 때문에 스트레스"

'쓰레기 투기' 온라인 커뮤니티 글 화제
"분리수거 개념 모르는 듯…악의는 없어"
"가이드 등이 국내 기초 질서 알려줬으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분리수거라든 쓰레기를 버리는 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것 같아요. 누가 좀 알려줬으면…" "자기 쓰레기를 버리는 게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것 같아요. 누가 좀 알려줬으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중국인 관광객들의 제주 편의점 쓰레기 투기 게시글과 관련해 24일 해당 편의점을 찾아 자초지종을 들어봤다.



해당 편의점 관계자는 "모든 중국인이 쓰레기를 함부로 놓고 가진 않는다. 악의적으로 한 것 같진 않고 쓰레기 버리는 걸 잘 몰라서 그런 것 같다"며 "치워달라고 하면 깨끗하게 하고 가시는 중국인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딜 가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게 맞지 않나 싶지만 중국인 관광객도 손님이고, 저희도 영업해야 하다 보니 말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인 관광객들의 쓰레기 투기 등 기초 질서 위반 행위로 인한 고충은 인근 편의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면세점과 카지노, 리조트 등이 밀집해 제주 최대 유동 인구 지역으로 꼽히는 제주시 노형동 한 편의점에서는 '사용금지' 안내문과 함께 쓰레기통 입구를 테이프로 붙여 열리지 못하도록 막아놨다.

편의점 내부에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간조차 없었는데, 중국인 관광객들이 밖에서 가져온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리는 데 따른 조치였다.

해당 편의점 직원은 "간혹 쓰레기를 대놓고 바닥에 버리고 가거나 다른 곳에서 먹은 음식물을 갖고 들어와서 플라스틱 통에 버릴 때도 있다. 심지어 매대에 진열된 상품 옆에 놓고 가기도 한다"며 "코로나19 시기에는 잠잠했는데, 그게 풀리고 크루즈 단체 관광객까지 오다 보니까 늘어난 것 같다. 사장님도 쓰레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말이 안 통하고 문화도 다르니까 쓰레기를 아무렇지 않게 취급하는 점이 차이인 것 같다. 한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이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인근에서 10년 이상 근무했다는 또 다른 편의점 직원은 "중국 사람들이 쓰레기를 대하는 문화나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제주의 분리수거 장소인 '클린하우스'를 잘 모르고 쓰레기통을 찾지 못하니까 투기하는 것 같다. 호텔에서 나올 때 음식물 쓰레기를 들고 와서 버리는 경우도 많고 음식물 쓰레기 통에 젓가락이니 휴지니 다 놓고 간다"고 푸념했다.

해당 편의점에서는 전자레인지 2대를 매장이 아닌 카운터에서 운영하고 있었다. 이 직원은 조리 완료 알람이 울리자, 컵라면을 꺼내 중국인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로 가져다줬다.

이유를 묻자 "중국인들이 컵라면을 조리할 줄 몰라 무턱대고 전자레인지에 돌려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 또 중국 특성상 차가운 음료를 먹지 않기 때문에 냉장고에서 구입한 음료를 그대로 렌지에 넣어 버릴 때도 있어 고장이나 화재가 날 수도 있다. 그래서 직접 해주고 갖다주는 게 더 낫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요즘 크루즈 단체 관광객이 입도하는 날이면 중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럴 때 여행사나 가이드, 동사무소 같은 곳에서 한국의 질서 이런 부분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먹으며 온라인 방송을 하고 있던 중국인 관광객은 "보통 사람은 이렇게 쓰레기를 버리고 하지 않는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6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먹었으면 좀 치워라'는 내용의 글과 사진 3장을 공유했다. 먹고 남은 컵라면과 생수·음료병, 빵 포장 비닐, 마스크 포장 비닐, 젓가락 등의 쓰레기가 편의점 곳곳에 어지럽게 널려있다. 심지어 아이스크림 냉동고 위에도 쓰레기가 흩어져 있었다. 외부 쓰레기까지 가져와 버리고 간 모습도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4월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54만여명 중 80%에 달하는 42만여명이 중국인 관광객으로 집계됐다. 제주를 오가는 중국 직항 노선이 추가된 것과 함께 한·중·일 크루즈 관광까지 늘어나면서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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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