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법 대신 특가법 적용
동급생 친구로부터 절교를 당하자 집을 찾아가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0대가 항소심에서 형량이 늘어났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진환)는 28일 오전 10시 20분 316호 법정에서 살인 혐의로 기소된 A(18)양에게 1심보다 무거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쌍방이 양형부당을 주장하며 항소를 제기한 사건으로 검찰이 주장하는 주거침입 경위와 관련해서는 양형부당에 일부로 판단해 사실관계 여부를 특별히 별도로 판단하지는 않았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번호를 눌러 들어갔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상습적으로 피해자에게 교제 기간 내내 온갖 멸시와 폭행, 협박을 저질렀으며 피해자는 곁에서 달래주고 다독여주다 부당한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절교를 받아들였다”며 “피고인의 당시 상태가 불안정하고 충동적인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인간적으로 기본적인 도리를 벗어나 불법성이 지대해 양형을 가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년법상 최대 형량은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이지만 특정 강력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상 무기징역을 채택하되 여러 사정을 참작해서 감경해 장기와 단기형 없이 선고한다”며 “다만 재범 위험성은 없다고 봤다”고 판시했다.
한편 A양은 지난해 7월12일 낮 12시께 대전 서구 월평동 B양의 아파트를 찾아가 집에서 B양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B양이 숨지자 A양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지만 포기했고 같은 날 오후 1시20분께 경찰에 자수했다.
A양과 B양은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며 1학년 때 서로 알게 됐고 2학년 시절부터 같은 반을 거치며 상당히 두터운 친분을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B양이 A양에게 절교를 선언했고 A양이 B양의 물건을 가져다주러 갔다가 얘기하던 중 다툼이 생겨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을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검찰은 범행 보름 전 A양이 B양과 절교했음에도 계속해서 협박하고 연락하는 등 집착했다고 설명했다.
1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피해자가 물건을 돌려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아무런 사전 연락 없이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2주 전부터는 비정상적으로 집착하고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수차례 보내기도 했다"며 A양에게 소년범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구형했다.
1심 재판부는 "살인죄는 대체 불가능한 인간 생명을 침해하는 범죄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도 피해회복이 되지 않고 남겨진 유족은 피해자를 만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범행 후 태도도 매우 나쁘며 피해자 휴대전화를 이용해 피해자 언니에게 피해자인 척 연락하는 등 엄벌이 불가피하다"면서 소년법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 단기 7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자신의 맘에 안 들게 행동하면 폭언과 폭행을 저질렀고 끝내 피해자를 살해해 죄질이 매우 나쁘며 교도소 내에서 잘 생활한다고 답변하는 등 진지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며 특정 강력 범죄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정하는 소년범에 대한 법정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특정 강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1항에 따르면 살인 등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18세 미만인 소년을 사형 또는 무기형에 처해야 할 때 최대 징역 15년인 소년법 제59조에도 불구하고 그 형을 20년의 유기징역으로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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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