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주년 기자회견서 주장
"초중등교육 왜곡 바로잡아야"
공정성 위한 3단계 채점 제안
"2033년 대입 개편 준비해야"
취임 10주년을 맞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현 수능을 논서술형 평가로 바꾸는 방식으로 2033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준비하자고 제안했다.
조 교육감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을 열고 "초·중등교육의 왜곡을 바로잡기 위한 대입제도, 대학서열화 체제 개혁을 위해 앞장서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조 교육감 취임 10주년을 맞아 열렸다. 조 교육감은 2014년 20대 서울시교육감으로 당선된 뒤 2018년, 2022년 연임에 성공했다. 올해는 3기 2주년이기도 하다.
조 교육감은 학교업무 부담 경감, 교육복지 확대, 코로나19 총력 대응 등의 방면에서 힘써왔다며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그는 그간 정책을 성찰하며 지속가능한 교육 혁신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과제 중 하나로 대입제도 개편이 꼽혔다.
조 교육감은 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력을 기르기 위해선 평가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2033 대입제도'를 위한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의 주장은 평가체제를 현재의 4지·5지 선다형 방식에서 논서술형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2028 대입개편안' 논의 당시에도 나왔던 제안이지만 시기상조론이 지배적이었다.
조 교육감은 "수업이 바뀌려면 평가 방식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지금의 수능이 논서술형 평가로 전환돼야만 교실 혁명이 완성되고 글로벌 보편성을 갖는 한국 교육이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 방식으로는 1단계 인공지능(AI)에 기반한 기계적 채점, 2단계 고교 교사의 채점, 3단계 대학교수의 채점 등 다중 재첨 방식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채점의 실무적 부담을 줄이고 평가의 공정성을 해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조 교육감은 "AI 기반 논서술형 채점은 이미 이를 가능케 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돼 일부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며 "2033년 대입까지 10년 가까운 준비 기간이 있다는 점을 전제하면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변화는 IB형(국제바칼로레아형) 평가가 한국 수능에서 실현되는 것"이라며 "이를 전제로 고교 내신도 논서술형 평가를 적극 권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재의 요구를 했으나 결국 시의회에서 폐지안이 통과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서도 "학생 인권의 기반이 처참히 무너졌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에게 부여된 모든 권한을 활용해 학생의 인권과 공존의 교육을 지켜내겠다"며 대법원 제소 방침을 재차 밝혔다.
조 교육감은 내년부터 도입되는 디지털교과서에 대해선 "'공교육에 적합한 도구'로서 잘 개발돼 교육 격차를 줄이고 개별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있도록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문해력 저하, 부적절한 컨텐츠 노출 등 학부모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점과 관련해선 "(기술의) 긍정적인 면을 보되 유해사이트를 제한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북웨이브(독서 장려) 캠페인을 하는 등 부정적인 면을 보완하면서 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 및 과대학교·과밀학급의 대책으로는 현재 추진 중인 '도시형 캠퍼스' 사업을 언급하며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교육청은 2029년 3월 개교를 목표로 서울강솔초등학교 (가칭)강현캠퍼스 설립을 추진 중이다.
조 교육감은 교권 보호 대책과 관련한 질문엔 정서적 학대와 조항에 대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는 교원단체들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선 "해직된 분들이 적극 행정을 통해 교단에 서는 게 무엇이 문제인가"라며 "다만 절차적으로 부족했을 순 있고 법원이 그 부분을 지적한다면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출신 해직 교사 등을 부당하게 채용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뒤 현재 상고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조 교육감은 이날 오후 3시엔 서울 구로구 영림중학교를 방문해 학교 구성원들과 수업혁신과 미래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조 교육감은 "지난 10년의 서울교육 혁신의 여정에 함께해 준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서울교육의 성과와 한계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서울교육 혁신이 지속가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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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