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영국 학교법인 2곳,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
충북교육연대 "특권층 위한 학교" 설립 중단 촉구
충북도가 청주 오송에 추진하는 중부권 첫 국제학교 설립이 가시화되면서 국제학교 설립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충북교육연대와 충북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4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와 도교육청은 오송국제학교 설립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도는 오송이 충청권 거주 외국인과 글로벌기업 경제활동과 글로벌 인재양성의 중심지로 도약하는 인프라 구축을 위해 외국교육기관을 유치하려 하지만, 이는 헛된 망상이자 추진근거가 부족한 이야기"라며 이 같이 요구했다.
이들은 "전국 7개 국제학교가 정원 9500여명 중 74%인 7100여명을 충원하는데 그치고 있고 내국인 비율의 경우 제주지역 4개 국제학교는 90%, 대구국제학교는 70%가 넘는다"며 "국제학교는 이미 내국인 전용으로 전락했다"고 따졌다.
또 "1년 수업료만 최저 2000만원대에서 최고 5000만원에 이르고 졸업생 85%가 외국대학에 진학한다"며 "국민 세금으로 소수 부유층학생의 유학준비 입시기관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국제학교는 국민의 세금으로 만들지만 교육청은 승인 이후 지도·감독 권한이 없는 귀족학교, 특권층을 위한 학교가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외국인 정주여건이나 투자유치와의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고 지역 교육력과 관계도 없는 국제학교에 1000억원에 이르는 시민 혈세로 부지와 학교건물을 확보해줄 이유가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도는 교육 양극화를 조장하고 공공성을 파괴하는 오송국제학교 설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오송국제학교 설립 사업은 속도를 내고 있다. 충북경제자유구역청은 해외 학교법인 중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마치고 학교부지 선정 등에 나서고 있다.
오송국제학교는 청주시 오송읍 경제자유구역을 확대한 부지에 2027년 개교를 목표로 설립이 추진된다.
충북경자청은 미국, 영국, 스위스, 싱가포르의 학교법인 4곳이 제출한 의향서를 분석한 뒤 최근 미국과 영국 학교법인 2곳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이어 교육과정, 재정능력, 운영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국제학교 운영 법인 등을 최종 확정하게 된다.
오송국제학교 설립 부지는 '경자구역 확대 기본구상 및 개발 계획'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이 마무리 된 뒤 정해진다.
용역결과가 나오는 오는 10월께 경자구역으로 추가 지정이 가능한 지역을 확정하고 개발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때 운영 법인과 사업비, 설립 부지 등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경자구역은 국제학교가 들어설 터가 없는 만큼 추가지정된 곳에서 부지를 확보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오송국제학교 설립 사업은 김영환 충북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충북도 민선8기 100대 공약과제에 반영됐다.
면적은 2만9700~3만3000㎡ 규모로, 사업비는 부지 매입비, 건축비 등을 합쳐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오송국제학교는 유·초·중·고 학생 1000명 안팎을 정원으로 70%는 외국인 학생을, 30%는 내국인 학생을 전국 단위로 모집할 예정이다.
유치원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운영되는 국제학교는 오송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필수 기반시설이 될 것으로 경자청은 기대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오송국제학교는 오송을 인구 10만명의 국제자유도시로 만들고 충청권 거주 외국인의 교육여건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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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