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사업 취소 피해 외면…대책 마련해 달라" 당첨자 분통

화성동탄2 C28블록 주상복합 사업 취소 통보
파주운정 등 올해만 사전청약 사업 3번째 취소
잦은 사업 지연…공사비 상승 등 변수 영향도
"사전청약 당첨 지위 보장해달라" 국회 탄원서

최근 수도권 일대 사전청약 사업이 취소되면서 당첨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수년 동안 본청약과 입주를 기다리는 사이 청약 자격을 잃은 경우까지 있어 청약통장 복구만이 아니라 당첨 유지 등의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화성동탄2 C28블록 주상복합 리젠시빌란트 시행사인 '리젠시빌주택'은 지난달 25일 사전청약 당첨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사업 취소를 알리고 홈페이지에 별도 공고를 띄웠다.

시행사는 "최근 악화되는 부동산 경기 및 건설자재 원가 상승 등 불가피한 사유로 아파트 건설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졌다"고 안내했다.

이 단지는 동탄신도시 신동 일대에 지하 2층~지상 8층 총 5개동 119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2022년 10월 사전청약 당시 전용면적 101㎡는 6억 5214만원, 104㎡는 6억7209만원에 분양됐다.

시행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서 사전청약 이행 조건부로 주상복합용지를 매입했지만 최근까지 중도금 일부를 연체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청약은 2025년 11월, 입주는 2027년 10월 예정이었다.

사전청약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파주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건설 사업도 지난달 28일 사전청약이 취소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기점인 운정역 초역세권에 조성되는 단지였지만 시행사인 DS네트웍스가 시공사를 구하지 못한 것이다.


우미건설 계열사인 심우건설이 인천 서구에서 추진했던 '인천 가정2지구 우미린 B2블록'도 지난해 3월 본청약을 마치고 내년 11월 입주 예정이었지만 결국 지난 1월 사업이 취소됐다.

사전청약은 본청약에 앞서 1~2년 먼저 청약을 시행하는 제도로, 문재인 정부 시절 주택 조기 공급을 통해 시장을 진정시킬 목적으로 도입됐다. 하지만 지구단위계획 승인 단계에서 사전청약을 받다보니 이후 본청약이 지연되는 일이 빚어졌다.

더욱이 지연 기간 동안 공사비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변수의 영향을 크게 받아 사업이 유명무실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결국 정부는 지난 5월 사전청약 제도를 폐지했다.

사업이 취소되면 청약홈 청약통장이 복구되는 것 외에는 사전청약 당첨자들에 대한 별다른 피해 구제 방안이 없는 부분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사업을 기다리는 사이 청약 자격을 상실하는 일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파주운정3지구 3·4블록 주상복합 당첨자 대책위원회에는 사전청약 취소를 통보받은 피해자 개개인의 탄원서와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위에서 활동하는 한 당첨자는 "혼인 기간이 지나거나 소득이 높아져서 청약 자격을 상실한 경우가 있다"며 "지역 거주기간을 채우고 타지로 이사를 갔거나, 노부모 부양으로 당첨됐지만 그 사이 부모님이 별세한 당첨자도 있다"고 전했다.


파주운정 당첨자들은 지난 9일 국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탄원서에는 "아직 본청약에 도달하지 못한 민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이 약 3만명이나 된다"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추가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아무런 대책이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또 "사업을 종료한 LG폰도 문제가 있으면 사후서비스를 해주는데, 왜 국민의 재산권을 지켜줘야 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정부가 만들어낸 제도에서 발생한 국민의 피해를 외면하고 대책을 마련해주지 않고 있는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LH에서 직접 사업 시행을 하거나 향후 해당 사업지에 공개입찰로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게 되는 경우, 매각조건에 기존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승계하는 조건부 매각을 하도록 요청한다"며 "금액적인 보상이 아니라 원래의 당첨 지위만 보장해달라"고 호소했다.

파주운정3지구 주상복합 사전청약 당첨자들은 이날 오후 2시 LH 파주 사업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책을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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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