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상장 항공사 퇴직자 비율 1위…10년간 1천명 사표

모회사 합병으로 임금 인상 억제 영향

에어부산이 상장 항공사 6곳 중 지난 10년 동안 퇴직자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회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임금 인상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민의힘 곽규택(부산 서·동구)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상장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티웨이항공) 가운데 에어부산이 가장 높은 퇴사자 비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상장 항공사 6곳의 퇴사자는 모두 1만5557명이었다.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6867명으로 가장 많았다. 현재 인원대비 지난 10년간 퇴사자 수를 환산한 비율이 가장 높은 항공사는 에어부산으로 조사됐다.

에어부산은 2023년 말 기준으로 1271명이 재직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퇴사자 수는 1010명으로 비율이 0.79에 달했다. 이는 6개 항공사 평균 0.43에 비해 83%나 높고, 티웨이항공의 0.40에 비해서는 약 2배나 많은 수치다.

에어부산의 퇴직행렬은 모회사 합병 결정 이후 도드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합병 결정 이후 한 해 79명 수준이던 퇴직자 수가 2022년 96명, 2023년 110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항공사 합병에 따른 수혜 항공사인 티웨이항공은 공격경영으로 2022년 256명, 2023년 567명을 신규 고용하며 직원 수가 늘고 있다.

곽 의원은 에어부산의 높은 퇴직율의 원인으로 임금인상에 대한 산업은행의 과도한 통제를 꼽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따른 항공사별 평균임금 추이를 살펴보면 에어부산의 평균 임금만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장 6개 항공사의 2019년 대비 2023년의 평균 임금은 대한항공이 25% 인상(8100만원→1억1000만원), 아시아나항공 15%(6500만원→7500만원), 진에어 20%(5500만원→6600만원), 제주항공 14%(5500만원→6300만원), 티웨이항공 6%(5400만원→5700만원)의 인상률을 보였다.

반면 에어부산은 5900만원에서 5100만원으로 유일하게 1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부산은 항공사 중 유일하게 3인 가구 중위소득 471만원에도 못 미칠 뿐만 아니라 6개 항공사 평균 임금 6900만원의 73%에 불과한 수준이다.

곽 의원은 "항공사 합병을 결정하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고 공언했다"며 "하지만 산업은행 주도로 임금 인상이 과도하게 억제돼 항공사 운영에 차질을 빚을 만큼 퇴직행렬이 이어지고 있는데 아무런 대책을 내세우고 있지 않는 건 사실상의 구조조정"이라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대한항공의 부산 홀대도 주장했다. 대한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총 138대의 항공기 중 김해공항에 등록한 항공기는 1대였다. 인천공항 50대, 김포공항 43대, 제주공항 34대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물론 청주공항 5대, 사천공항 2대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곽 의원은 "대한항공이 말로는 항공사 합병이 되면 부산이 세컨드허브가 될 것이라며 지역민들은 호도하고 있다"며 "항공기 등록 현황을 보면 대한항공이 김해공항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여실히 드러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