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동 아파트 매매가격 4년 새 절반으로 '뚝'
정부청사 가까운 종촌동·도담동도 예외 없어
세종 집값 하락폭 전체 17개 시·도 중 가장 커
공금물량 多…내년 1월까지 총 3301세대 입주
몇 년 전만 해도 끝없이 치솟던 세종시 집값이 4년 새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장 침체와 맞물려 분양 등 새로운 분양·입주 물량 공급이 대폭 늘어남에 따라 하락폭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고운동 '가락마을 19단지' 아파트는 84㎡ 매물(5층) 2020년 7월 8억25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으나 지난달에는 동일평형(3층)이 절반 수준인 4억1000만원에 손바뀜 됐다. 층수가 동일한 평형 매물은 불과 한 달 전인 5월 5억2000만원이었으나 한달 사이 4억1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운동 '가락20단지 베르디움' 아파트 84㎡ 매물(11층)도 2020년 12월만 해도 7억원에 손바뀜됐으나 지난 1일 동일 평형 매물(18층)이 3억7000만원으로 떨어졌다. 3년 6개월여 만에 52.9% 수준으로 반토막난 것이다. 같은 동네 '가락7단지 프라디움'의 경우 84㎡ 매물(15층)이 2020년 12월 8억5000만원에 매매됐으나 지난 1일에는 동일 평형(7층)이 로얄층수임에도 4억4900만원으로 역시 가격이 52.8% 수준으로 떨어졌다.
종촌동 '가재마을 4단지 센트레빌' 84㎡ 매물(30층)이 지난 2020년 12월 7억2700만원에 손바뀜됐고 지난 6일 동일 평형 매물(22층)도 4억6900만원(64.5%)으로 하락했다. 같은 동네 '가재마을5단지 엠코타운' 84㎡ 매물(23층)은 2020년 11월 8억38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그러나 지난 5일 동일평형 매물(3층)은 5억원에 팔려 3억3800만원(40.3%)이 떨어졌다.
정부청사와 가까운 도담동 도램마을 1단지 웅진스타클래스 84㎡(15층) 매물 역시 2020년 8월 8억2000만원에 팔렸지만 지난 4월 동일평형(2층) 매물은 4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2020년에는 집값 상승폭이 가장 커 주목을 받았지만 주택시장 침체와 공급 물량 증가로 인해 집값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세종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4% 떨어져 하락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대 광역시 평균 하락폭(0.06%)보다도 2배를 웃도는 수치다.
올해 세종 아파트의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은 -5.2%로 지난해(-6.28%)의 낙폭에 가까워지는 상황이다. 매매가격지수도 지난해 11월 2주차부터 8개월 연속 집값이 하락했다.
부동산원은 "공급물량의 영향이 지속되며 고운동과 반곡동, 조치원읍 위주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세종시 아파트 매물은 7626건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분간 세종시에 공급되는 아파트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가격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까지 예정된 입주물량만 해도 이달 산울동의 세종자이더시티 1350세대를 비롯해 3301세대가 대기 중이다.
다만 향후 세종시 아파트 분양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지표도 있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분석해 세종의 아파트 분양 전망 지수를 94.4에서 100으로 상승 전망을 내놨다. 분양 전망 지수는 '10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개선 전망이 크고 하회하면 악화 전망이 더 우세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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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