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평형' 기준 바뀌나…전용 59㎡가 84㎡ 인기 따라잡아

"요즘 서울 주택 매매를 알아보고 있는데 집값이 너무 올라 이제 30평대는 꿈도 꾸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청약이든 매매든 전용 59㎡ 기준으로 보고 있어요"(서울 거주 30대 1인 가구 A씨)

최근 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고 분양가 부담도 커지면서 '국민평형'의 인기가 전용면적 84㎡에서 전용면적 59㎡로 옮겨 가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 타입별 청약 경쟁률 상위10개 타입 중 절반 이상이 전용 59㎡ 이하의 중소형 타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한 '메이플자이' 1순위 청약에서는 전용 59㎡A 타입 평균 경쟁률이 3574대 1을 기록하면서 전체 평형 중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59㎡B 타입 역시 평균 경쟁률이 3317.5대 1에 달했다.

또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 전용 59㎡ 1순위 청약의 경우 22가구 모집에 2879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130.86대 1을 기록, 전용 84㎡ 최고 경쟁률(77.20대 1)의 약 두배 가까이 높은 인기를 보였다.

전용 59㎡ 등 중소형 평형의 인기는 일반분양이 아닌 기존주택 거래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 6월 35억8000만원(10층)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3.3㎡당 무려 1억5000만원에 달하는 가격이다.

인근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59㎡도 지난 5월 3.3㎡당 1억2750만원 수준인 30억6000만원(14층)에 손바뀜됐고,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59㎡도 지난 5월 32억원(5층)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외에도 이날 기준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등록된 서울지역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매매 건수는 1만1749건으로 전용 60~85㎡ 거래 건수(1만1523건)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중소형 아파트의 수요층인 3인 이하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 지역의 1~3인 가구는 총 959만5516가구로 전체(1179만9053가구)의 81.32%에 달했다. 지난 2013년 전체에서 1~3인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71.45%였던 것을 감안하면, 10년 새 10%p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최근 3년간 수도권에서 전용 60㎡ 이하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은 전체 공급 물량의 29.5%(7만7548가구)에 불과했다. 연말까지 예정된 수도권의 전용 60㎡ 이하 공급량은 3887가구(전체의 4.9%)에 그친다.

이와 관련해 서정렬 영산대 부동한학과 교수(주택·도시연구소장)은 "요즘 젊은 MZ세대가 국민평형으로 더 알려져 있는 전용면적 84㎡보다 작은 59㎡ 주택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주택의 가격과 위치에 있다"며 "전용 84㎡는 너무 비싸 사기 어렵고, '똘똘한 한채'에 대한 선호는 더욱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인가구의 증가도 소형 아파트 선호와 맞물리고 있으며, 매매한 아파트에 바로 거주하지 않고 투자 개념으로 강남 아파트를 사두려 하기 때문에 소형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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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