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우편을 통해 대마초를 밀수입한 러시아인 2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가상의 주범을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준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본부세관은 대마초를 밀수입한 러시아 국적 A(29)씨와 B(22)씨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세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국제우편을 통해 대마초 199.61g(시가 2000만원 상당)을, B씨는 대마초 513.7g(시가 5000만원 상당)을 각각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대마초 1회 흡입량을 통상 0.3~0.5g으로 볼 때 이들이 밀수입한 대마초 713.31g은 1780번 이상 흡입할 수 있는 양이라고 세관은 전했다.

부산본부세관은 지난 3월과 6월 인천공항세관으로부터 2건의 대마초 적발건을 이첩받아 수사에 착수했으며, 통제배달과 디지털포렌식, CCTV영상 분석 등을 통해 이들의 범행 과정을 밝혀냈다.

부산에 거주하고 있던 A씨는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국제우편으로 밀수입한 대마초를 직접 받지 않고, 같은 나라 출신의 불법체류자 B씨를 수거·전달책으로 이용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세관 조사 결과 이들은 수사시관에 적발될 경우 책임을 전가할 가상의 인물 '로마'를 만들어 러시아에 있는 가상인물이 범행을 지시하고 자신들은 이용 당한 피해자인 것처럼 위장하는 내용의 일명 '알리바이'를 만드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세관은 휴대전화 디지털포렌식 과정에서 A씨가 도피 생활 중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 수사에 혼선을 주려 한 음성녹음 파일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경남에 거주하고 있던 B씨도 확인되지 않는 실제 수취인의 존재를 주장하며 대마초 밀수 혐의를 전면 부인했지만, B씨의 주거지로 배달되는 국제 우편물에 대마초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을 입증했다고 세관은 설명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가상의 주범, 연락처를 만들어 자신의 밀수 혐의를 회피하거나 이용 당한 피해자로 위장해 수사에 혼선을 주려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점점 고도화·지능화되는 외국인 마약사범들의 마약밀수 수법에 최선을 다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