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파트 공급 줄수록 저소득층 전월세 부담"
정부, 신축소형 주택 수 제외…업계 "요건 완화"
전세사기 및 역전세 등의 문제로 비아파트 기피 현상이 계속되면서 빌라 등 비아파트 공급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비아파트 공급 동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의 세제 혜택 등 추가적인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6일 국토교통부의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다가구·다세대·연립 등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총 1만8332가구로 전년 동월(2만8570가구) 대비 35.8%(1만238가구) 급감했다.
같은 기간 착공 물량은 2만4046가구에서 1만7366가구로 27.8%(6680가구)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준공(입주)물량 역시 6월 누계 기준 1년 전(3만6196가구) 보다 38.2% 줄어든 2만2363가구에 불과했다.
이처럼 비아파트 건설 실적이 급감하고 있는 것은 최근 전세사기 및 역전세에 대한 우려 등으로 비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임차인들의 경우 전세사기의 여파로 비아파트 대신 아파트를 찾는 추세다. 실제 6월 전국 비아파트 전월세거래량은 9만8271건으로 전월대비 16.1%, 전년동월 대비 6.7% 줄었다.
임대인들 역시 역전세 우려 때문에 비아파트 매매를 꺼려하고 있다. 6월 기준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1만2460건으로 전월대비 12% 감소했고, 전년 동월 대비로도 3.9% 줄었다. 최근 5년간 6월 평균치와 비교하면 48.9% 급감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대체재인 비아파트 시장에 앞으로 '공급난'이 계속될 경우 1~2년 뒤부터 전체 전·월세 시장이 불안해지며 가격 상승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소장은 "비아파트의 공급이 계속 줄어들 경우, 비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불안정해지며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 증가로 이어질 우려가 생긴다"며 "이런 상황은 주거 시장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특히 취약 계층에게 더 큰 경제적 부담을 안겨주게 된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올해 초 '1·10 대책'을 통해 2024~2025년 준공한 신축 소형 주택을 구입할 경우 취득세·양도세·종합부동산세 산정 때 주택 수 산입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상은 전용면적 60㎡ 이하의 수도권 6억원, 지방 3억원 이하 주거용 오피스텔, 빌라, 도시형 생활 주택 등이다.
그러나 현재는 1주택자인 경우 소형 주택을 더 구입하면 1가구 1주택 양도세·종부세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신축이 아닌 경우 구입 후 임대 등록을 해야만 하는 등 세제 혜택의 요건이 까다롭다보니 정책 효과가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업계에서는 주택 수 제외 요건 완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승배 한국부동산개발협회장은 "도심 내 전월세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비아파트 공급이 지속되도록 해야 한다"며 "소형 주거(비아파트·준주택)의 주택 수 제외 확대와 다주택자 세제 완화, 임대사업자 혜택 회복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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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