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침체에 부도업체 수 4년 만에 최고…임금체불도 늘어

올해 부도 건설업체 총 22곳…2020년 이후 최고
폐업 늘고 신규등록 줄어…임금 체불에 취업자↓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발주 지연 상황 계속"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은 빠르게 오르고 있지만 건설업계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부도 처리된 건설 업체 수가 4년 만에 최다수준을 기록한 것은 물론, 임금이 체불되는 건설업체가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27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는 총 22개(종합건설사 7개, 전문건설사 15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부도 업체 수(21곳)를 이미 뛰어넘은 것으로, 지난 2020년(24곳)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부도업체 수를 지역별로 보면 부산이 5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광주·경북·경남·전남에서 각 2곳, 서울·대구·울산·강원·전북·제주·충남에서 각 1곳의 건설사가 부도 처리됐다.

폐업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집계된 종합건설사 폐업 신고는 전년 동기(218건) 대비 35.3% 증가한 295건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문건설업체 폐업 신고도 1158건에서 1270건으로 9.7% 늘었다.

반면 신규 등록하는 건설사는 줄고 있다. 올해 1~7월 누적 종합건설사 신규 등록은 274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624건) 대비 56.1%나 줄었다. 폐업 신고는 늘고 신규 등록은 반토막이 나면서 건설업체 수가 순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건설업체들 역시 임금 체불이 계속되는 등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체불 임금은 1조436억원으로 전년(8232억원)보다 26.8% 뛰었다. 이 가운데 건설업 체불 비중은 23.7%인 2478억원이다.

최근에는 시공능력평가 71위인 삼부토건이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올해 네 번째 급여 지급 지연을 공지하기도 했다. 삼부토건의 지난 6월분 급여는 7월 중순이 돼서야 지급됐고, 7월분은 현재까지 지급이 안된 상태다. 회사는 지난 23일 사내 공지에서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 지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건설업 취업자 수도 빠르게 줄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업 취업자는 약 201만4000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8만1000명(-3.9%) 줄었다. 이는 2013년 7월 이후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힘쓰고 있으나 고금리 및 공사비 상승 기조가 계속되고 있기에 당분간 지방 중소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침체가 계속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박광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설업 일자리 확대를 위해선 건설공사비 안정화와 건설투자 회복이 선행돼야 하나,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으로 발주가 급감하고 예정된 발주량도 지연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가 공공부문 투자 및 주택공급 확대, 공사비 상승 안정화 방안, PF리스크 관리 등의 정책 수단을 동원하고 있으나, 단기간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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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