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간호사 합법화 됐는데…"전문간호사로 흡수해야" 주장

"PA간호사, 전문간호사로 일원화" 주장
"매년 1만여명 배출…현장 활용 제한적"

의사의 업무를 대신하는 간호사, 이른바 진료보조(PA)간호사 의료행위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일각에서 PA간호사를 전문간호사로 흡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전문간호사협회 최수정 회장과 제주대 김민영 교수는 한국간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Journal of Korean Academy of Nursing' 국제학술지 8월호에 "PA간호사들을 적절한 경력, 교육 및 자격을 갖춘 전문간호사로 흡수해 일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PA간호사는 현재 전국에서 1만 명 이상 활동하고 있다. 주로 전공의들이 부족한 기피과에서 의사 대신 봉합, 절개, 처방 등을 한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와 간호사는 있지만 PA간호사는 없어 의료사고가 나도 의료법상 보호를 받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달 28일 간호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료행위가 합법화됐다. 간호법은 공포일로부터 9개월이 경과되는 시점인 내년 6월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간호사는 현재 의료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보건, 마취, 가정, 정신, 감염관리, 산업, 응급, 노인, 중환자, 호스피스, 종양, 임상, 아동 등 총 13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전문간호사가 되려면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경력에 석사 학위를 이수하고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해당 논문은 PA간호사들을 전문간호사들로 일원화하는 방안에 대해 제시했다. 최 회장과 김 교수는 "간호법 제14조는 진료지원업무 수행에 대해 명시하고 있어 보건복지부령을 통해 자격과 업무 등을 정해야 한다"면서 "전문간호사는 별도의 임상경력이나 교육과정에 대한 합의를 거치지 않아도 언제든 투입 가능한 준비된 인력으로, 필수인력으로서의 지정이나 수가 인정 등과 같은 보상책이 마련된다면 즉시 현장에 투입돼 진료지원 업무를 수행해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 전문간호사는 의료법 제도화 이전인 1990년대 중반 서울 소재 민간대형병원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매년 400여 명의 전문간호사가 자격시험을 통해 배출되고 있다. 자격증 소지자는 지난해 자격시험 통과자를 기준으로 1만7346명에 달한다.

이들은 "안정적인 전문간호사 배출에도 불구하고 업무범위와 수가가 마련된 가정전문간호사나 일부 분야 전문간호사 외에는 수도권 소재 병원에서만 제한적으로 활용됐다"고 말했다. 국내 의료법상 간호사 면허와 전문간호사 자격을 소지한 인력의 업무 모두 간호사에 준하는 업무로 해석하다 보니 업무에 대한 적절한 수가나 보상체계가 없어 전문간호사 활성화에 제약이 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의료 현장에는 단순 드레싱부터 특수장비 관리, 약물 등에 대한 처방 관리까지 매우 다양한 진료지원 업무들이 있는데, 진료지원 업무의 난이도를 고려해 자격을 갖춘 전문간호사 인력으로 흡수하거나, 간호사의 업무범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고 난이도가 높은 업무를 주로 하는 인력은 전문간호사 제도로 흡수하고, 간호사가 충분히 수행가능한 단순드레싱이나 동의서 초안 작성 등과 같은 업무는 직무교육을 통해 일반 간호사 업무로 확대 흡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결과적으로 의료법 내 간호사와 전문간호사로 합법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고, 더 이상 의료법상 명시되지 않은 인력에 의해 수행되는 업무에 대한 불법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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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