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바꿔줄게" 인천서 10억 들고 튄 일당 '실형'

20~30대 5명에게 징역 각 2~4년 선고
검찰 압수 현금, 피해자에게 반환 안 돼

가상화폐를 시세보다 싸게 바꿔주겠다며 인천 길거리에서 현금 10억원을 받아 도주한 일당에게 모두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5일 선고공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5)씨 등 20~30대 5명에게 징역 2~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편취금액 규모가 상당하고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편취금액 대부분이 압수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A씨 등 5명에게 징역 3~7년을 각각 구형했다.

앞서 개인투자자로 알려진 피해자 B씨 측은 지난 3월 법원에 피해금을 돌려달라는 취지의 압수물 환부 청구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B씨 측의 환부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수사기록을 면밀히 살펴보면 (피해자가) 현금을 주고받은 장소나 사유, 자금 출처 등에 대해 바로 진술하지 않거나 진술을 번복한 경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측은 이 현금에 대해 도박장 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금 등 범죄 관련 물건이라 몰수될 수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피해자에게 현금 반환 청구권이 있는지 의문이 존재한다"며 "압수물을 환부할 이유가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어 환부 결정을 하지 않겠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은 지난 2월19일 오후 4시께 인천 동구 송림동 재개발지역 길거리에서 B씨로부터 현금 약 10억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B씨에게 현금을 주면 시세보다 저렴하게 가상화폐로 바꿔주겠다고 거짓말한 뒤 승합차에서 현금을 건네받아 확인하던 중 문 옆에 앉아 있던 B씨를 밖으로 밀치고 도주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10억원은 내 돈과 개인 투자자들에게 받은 돈"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금 대부분은 검찰에 압수됐다.

한편 경찰은 당초 A씨 등 6명을 검거했으나 나머지 1명은 범행에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불송치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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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