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관 대표, 아들과 시료 데이터 조작 등 대화 나눈 증거 나와
경찰, 특경법상 사기 혐의 적용해 검찰 송치…업무방해 혐의 19명 검찰로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군납비리' 사건 관련 박순관 대표가 검찰에 넘겨졌다.
4일 김종민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박순관 대표가 아리셀 업무방해 혐의에 관여한 정황을 포착해 업무방해 혐의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위반으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 등 수사를 거쳐 박 대표가 아들인 박중언 본부장과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대화를 나눈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박 본부장과 바꿔치기한 시료와 조작 데이터 부분에 대해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은 "박 대표가 관련 상황에 대해 (반론)입장을 내놓기는 했으나, 객관적 증거를 확보해 혐의를 입증했다"며 "에스코넥의 업무방해 혐의까지 수사를 확대했지만, 중간에 있던 중요 피의자가 사망해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달 25일 에스코넥 전현직 관계자 7명을 검찰에 넘긴 것에 이어 최근 박 대표를 포함한 12명 아리셀 관계자까지 송치, 업무방해 혐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박 대표 등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방기술품질원 검사자가 미리 선정해 봉인한 '샘플 시료전지'를 관계자들이 별도 제작한 '수검용 전지'로 몰래 바꿔 통과토록 하는 등 비리를 저지르고 47억 상당 전지를 군에 납품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송치된 에스코넥 관계자들은 2017~2018년 같은 방식의 비리를 통해 82억 상당 전지를 군에 납품한 혐의다.
이들의 범죄 행각은 지난 4월 국기원 검사자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면서 드러났다. CCTV에는 아리셀 관계자들이 전지를 바꿔치기 하는 모습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31명 사상자를 낸 6월24일 아리셀 화재 이후 진행한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아리셀 군납비리 사건이 대대적으로 밝혀졌다.
한편 아리셀 화재는 지난 6월24일 오전 10시31분께 공장 3동 2층에서 발생했다. 불이 난 곳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을 검수하고 포장하는 작업장이었다. 이 불로 2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6명이 경상을 입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건 직후 수사를 벌여 박순관 대표(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와 박중언 본부장을 비롯한 아리셀 관계자 5명(업무상과실치사상), 인력업체 메이셀 관계자(파견법 위반)를 검찰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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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