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연료부족' 수험생 47㎞ 수송…"화장실 물 안나와요"

47㎞ 떨어진 시험장, 순찰차 2대로 수송
"시계 두고 왔어요…시험장 오인" 등 3건
"변기에 물 안 내려가요"…배수 지원 중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맞은 14일 제주 곳곳에서 경찰과 소방당국의 수험생 수송과 안전 관리 활동이 이어졌다.



제주경찰청과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제주시 노형동 한 종합병원에서 '연료가 부족해 수험생을 시험장까지 태울 수 없을 것 같다'는 택시기사의 신고가 접수됐다.

이날 여고생 A양은 출발지에서 약 47㎞ 떨어진 서귀포 소재 여자고등학교까지 수능을 보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가려던 참이었다.

신고를 접수한 제주서부경찰서 노형지구대는 A양을 태워 서귀포시까지 이동했다. 이후 서귀포경찰서 중문파출소에서 A양을 인계 받아 오전 7시52분께 수험장으로 수송했다.

이날 오전 7시40분께에는 한 수험생이 집에 시계를 두고 오는 일이 벌어졌다. 집과 시험장과의 거리는 약 8㎞로 파악됐다. 제주동부경찰서 남문지구대는 수험생의 시계를 들고 수험장까지 이동, 오전 8시5분께 전달했다.

입실 시간이 임박했던 오전 8시5분께에는 시험장을 착각한 수험생이 나타났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교통 경찰은 해당 수험생을 태워 약 700m 떨어진 시험장으로 수송했다.

시험장 화장실 변기에 물이 내려가지 않는 일도 발생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8분께 95지구 6시험장인 제주시 중앙여자고등학교 본관에서 물탱크가 고장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앞서 오전 8시10분께 한 수험생이 '4층 화장실 물이 내려가지 않는다'고 교사에 전달한 데 이어 2층과 3층에서도 물이 내려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저수조 펌프에 문제가 있는 것을 확인하고 업체 측에 연락해 수리를 진행하려 했으나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저수조 물을 채우기 위해 소방당국에 살수차를 요청했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소음을 최소화 하기 위해 살수차를 이용하지 않고 실외소화전과 저수조를 연결, 30t 가량의 배수 지원 활동을 벌였다. 학교 측은 시험장 옆 건물인 신관 화장실을 이용해줄 것을 안내하고 있다.

오전 11시20분 기준 시험장 1~3층까지는 정상적으로 물이 내려가고 있으나 4층은 여전히 내려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도 배수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경찰청은 이날 오전 도내 16개 시험장과 주변 교차로 등에 경찰과 모범운전자 등 400여명을 투입해 교통 소통 활동을 전개했다. 경찰오토바이 19대도 동원됐다.


또 이날 오후 1시10분부터 25분간 진행되는 영어 듣기 평가 시간에 맞춰 시험장 인근 차량 경적 및 대형 화물차량 굉음 유발 행위를 원천 차단할 예정이다.

경찰은 수능이 종료되는 대로 답안지 회송까지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수능이 끝난 이후에도 모든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귀가할 수 있도록 교통 근무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 수능은 95(제주)지구 일반 시험장 12곳과 96(서귀포)지구 일반 시험장 4곳 등 총 16개 시험장에서 진행된다. 지난해보다 107명 증가한 6962명이 응시했다.

시험은 ▲1교시 국어 ▲2교시 수학 ▲3교시 영어 ▲4교시 한국사·탐구 ▲5교시 제2외국어·한문 등의 순으로 오후 5시 45분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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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