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촌 고분군서 가야무덤 35기 발견…장송의례 흔적

부산박물관, 18일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설명회

부산시립박물관은 18일 고촌리 고분군 발굴조사 현장(기장군 철마면 고촌리 산36)에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현장 공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현장 공개 설명회는 부산박물관이 진행한 '고촌리 고분군 3차 발굴조사' 성과를 시민들에게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고촌리 고분군은 기장군 철마면에 있는 삼국시대 고분 유적이다. 운봉산(해발 258.5m) 동쪽 끝, 실로암공원으로 올라가는 도로와 고촌 신도시 사이에 있는 구릉이다.

1960년대 후반 부산 동래고등학교 향토반 학생들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여러 차례의 지표조사를 통해 1990년대 학계에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후반까지 연속적으로 축조된 삼국시대 고분군일 것이라 보고됐다.

2021년 부산박물관에 의해 처음으로 정식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이후 400년 전후 가야고분군의 존재를 확인했다. 이후 연차적인 발굴조사를 통해 고촌리 고분군의 역사성과 가치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3차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의 올해 역사문화권 중요 유적 발굴조사 국고보조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국비를 지원받아 진행하고 있다.

3차 발굴조사에서 부산박물관은 500㎡라는 좁은 조사구역 안에 여러 형태의 무덤이 밀집해 축조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목곽묘(木槨墓, 덧널무덤) 13기, 석곽묘(石槨墓, 돌덧널무덤) 9기, 소형 석곽묘 9기, 옹관묘(독무덤) 3기, 토광묘(움무덤) 1기 등 35기의 무덤을 발견했다. 무덤 축조과정에서 이뤄진 다양한 장송 의례 흔적을 찾아냈다.

무덤 내부에서는 고배(高杯, 굽다리접시)의 다리 부분을 제거하거나 잔의 손잡이를 파쇄하는 등 여러 종류의 훼기 행위가 확인됐다.

목곽묘에서는 무덤 구덩이와 목곽(덧널) 사이를 채운 흙 위에 철도끼가 놓여 있었다.

소형 석곽묘에서는 내부 벽면을 붉게 칠한 흔적이 발견됐다. 붉은색은 고대부터 벽사와 생명의 상징이었다. 벽면에 붉은 칠을 한 행위는 죽은 자의 유해와 영혼을 보호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부산박물관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삼국시대의 가야 사회가 지녔던 제사 관념의 연구 측면에서 중요한 자료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18일 오전 10시에는 고촌리 고분군의 성과를 검토하기 위한 전문가 자문회의가 발굴조사 현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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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