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채 음주운전을 하다 도롯가에 서있던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뒤 도망친 3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형사4단독(부장판사 김미경)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위험운전치사),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33)씨에 대해 징역 6년8개월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6월19일 오후 11시3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던 중 도로에 서있던 피해자 B(40대)씨를 치어 숨지게 하고 현장을 도주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면서 제대로 된 차선을 따르지 않고 인도와 근접한 실선 차선을 물면서 달리고 있었다. 이 때 B씨는 인도에서 내려와 도로 가장자리에 서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쪽으로 붙어서 차를 몰던 A씨는 차마 도로로 내려온 B씨의 모습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B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하지만 A씨는 사고를 내고도 차를 탄 채 그대로 그 자리를 떴고, 결국 그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자신의 자택에서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비록 피해자가 인도 아래 도로로 내려왔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인도쪽 실선을 물고 주행해 그를 충격한 것은 전적으로 음주의 영향으로 판단력이 저하돼 야기된 것"이라며 "음주운전으로 인해 사망이라는 돌이킬수 없는 결과가 발생한 이상 더욱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의 무책임한 음주운전과 도주로 인해 피해자는 숨졌고, 갑작스런 죽음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절망감 등 그들이 감당해야 하는 고통과 슬픔의 깊이는 감히 헤아리기 어렵다"며 "피고인이 유족의 용서를 받지 못하고 이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지 않은 초범인 점 등을 모두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