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권이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의 정치 지형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재한 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이 특별 사면됐고, 무소속 박덕흠 국회의원이 국민의힘에 복당하면서다.
4일 지역 정가 등에 따르면 새해를 앞두고 지난달 31일 단행한 특별사면 명단에 이재한 전 민주당 동남4군 지역위원장이 포함됐다.
이 전 위원장은 동남4군에서 19대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잇따라 출마했으나 모두 낙선했다.
그는 20대 총선 과정에서 허위사실 공표와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벌금 250만원을 선고받았다.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이 같은 형이 확정돼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이에 2020년 21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사면 복권돼 정치 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지역 정가는 이 전 위원장이 향후 선거와 관련해 선을 긋고 있지만 서서히 차기 총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곽상언 현 민주당 지역위원장과 협의를 통해 선거 출마 등에 대한 교통정리가 선결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복당이 결정된 박 의원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지역구는 오용식 전 충북도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다.
오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선출될 당시 박 의원이 복당했을 때를 대비한 포석이란 얘기가 돌았다. 실제 그는 사실상 10여 년 전 정치판을 떠났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런 뒷말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두고 동남4군에서 3선에 성공한 박 의원이 진두지휘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런 가운데 박 의원의 충북지사 선거 출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지역에서 꾸준히 도지사 출마설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 의원은 "충북지사 선거에 전혀 생각이 없다"며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의정활동을 하려고 생각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대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하고 지방선거에 최선을 다해 국민의힘이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의 단호한 태도에도 정치권은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 대선이 끝난 뒤 당과 정치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피감기관으로부터 공사를 특혜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그는 지난달 30일 재입당 신청을 승인받았다.
박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15개월 만이다. 당헌 규정을 보면 그의 복당은 중앙당 최고위원회 의결 대상이 아니다. 이에 충북도당은 당원 자격심사위원회를 열어 복당을 허가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충북 남부 지역의 양 당을 대표하는 정치인이 사면 복권되고 복당하면서 기존 정치 지형에 변화가 예상된다"며 "앞으로 이들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전충남 / 박미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