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교수 134명, 尹퇴진 시국선언…"민주공화국 근간 흔들려"

"대통령과 그 가족 둘러싼 잇따른 추문·의혹…민생 파탄"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화여대 교수·연구자 134명(오후 6시20분 기준)은 21일 '대통령 윤석열의 퇴진을 촉구하는 이화여대 교수·연구자 시국 선언'이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내고 "윤석열 정권 2년 반 동안 대한민국은 대통령의 끝을 알 수 없는 무능, 대통령과 그 가족을 둘러싼 잇따른 추문과 의혹으로 민주공화국의 근간이 흔들리고 민생이 파탄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화여대 교수와 연구자들은 외교와 안보, 국민의 안전과 건강, 노동과 복지, 교육과 연구 등 사회의 전 분야에 걸친 퇴행을 목도하며 대통령의 즉각적인 퇴진과 함께 현 정부의 다음과 같은 국정 전환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교수·연구자 일동은 윤 대통령의 '부자 감세' 정책을 비판하며 "이미 한물간 신자유주의를 떠받들며 재벌과 초부자에게 법인세, 상속세, 종부세 등을 깎아주는 감세정책을 펴는 한편, 서민을 위한 복지 예산은 대폭 축소했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경제 정책 실패로 물가 상승률은 크게 높아졌고 자영업자와 서민의 민생은 도탄에 빠졌다고도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서도 "처참한 경제 현실은 대통령 윤석열의 왜곡된 역사관과 맞닿아 있다. 정당성도 실리도 없는 굴욕적인 대일 외교는 민족적 자긍심만 훼손한 것이 아니라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의 기반도 무너뜨렸다"며 "미국과 일본에 편향된 외교로 대중국 수출이 급감하면서 무역수지도 급속히 나빠졌다"고 했다.

또 "균형을 잃은 외교 정책으로 국가의 안보마저 위기에 처했다"며"국가의 안위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강대국 사이에서의 균형 외교와 남북의 평화를 도모하는 것은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은 오히려 한·미·일 군사협력을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자극하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공급하는 등의 행위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수·연구자 일동은 특히 지난 7일 개최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을 거론하며 "한 나라의 국정 책임자로서 최소한의 자질과 능력도 없음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며 "국민이 부여한 권력을 오직 자신과 그 주변의 이익을 위해 사유화한 이 정권이 더 이상 지속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의와 무지와 무책임으로 가득한 대통령에게 그 권한을 계속해서 행사하게 허락한다면, 대한민국의 통치제도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라며 "선조들의 실수로 기나긴 시련을 겪어야 했던 20세기의 역사를 21세기에 다시 되풀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동은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과 관련한 특검을 즉각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최근 불거진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의 윤 대통령의 여론조작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선언문에는 만 5세 조기 초등학교 입학 추진, 연구·개발 예산(R&D) 대폭 삭감,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추진으로 인한 의료 대란 촉발 등의 문제를 규탄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는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은 전국적으로 확산 중이다.

가천대를 시작으로 한국외대·고려대·한양대·숙명여대와 경희대·국민대·중앙대·전남대·충남대·안동대·경북대를 비롯해, 이날 연세대·동국대 교수들까지 시국선언을 발표하며 60곳이 넘는 대학 교수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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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