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가까운 바이든 취임 1년 회견…北 거론 없었다

北 핵·ICBM 유예 철회 시사에도 언급 없어
유엔 안보리, 20일 오후 3시 비공개 회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을 맞아 장장 두 시간에 가까운 기자회견을 했지만, 북한과 한반도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오후 4시(한국 시간 20일 오전 6시)부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미리 준비한 발언이 약 15분, 이후 질의응답이 95분가량 이어졌다.

자신 행정부의 백신 접종 및 일자리 등 경제 성과로 회견을 시작한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와 자신의 주력 사업인 인프라법, 사회복지성 지출 법안 등으로 발언을 이어갔다.

아울러 질의응답에서는 미국과 유럽국가의 최대 외교 현안인 러시아 문제에 상당한 시간이 할애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할 경우 '재앙'이 되리라고 강한 경고를 내놨다.

그러나 신년 초부터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진행한 북한에 대한 발언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북한 관련 기자들의 질문도 없었다.

지난 5일과 11일 북한이 연이어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 12일 출범 후 처음으로 탄도미사일·대량파괴무기(WMD)와 관련해 북한 및 러시아 국적자들을 제재했었다.

같은 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 대상 추가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을 포함해 영국, 프랑스, 아일랜드, 알바니아 등의 요청으로 오는 20일 오후 3시 안보리 비공개회의도 예정된 상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4월 대북 정책 재검토 마무리 이후 줄곧 북한에 대화 메시지를 보내 왔다. 그러나 조건 없는 대화라는 메시지 외에 구체적인 행보는 없어 모호하다는 비판은 이어져 왔다.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외교통' 명성에 상처를 입은 바이든 대통령이 까다로운 북한 문제는 외교 후순위로 미뤄 뒀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왔다. 이날 회견은 이런 지적을 일정 부분 뒷받침하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제재에 강하게 반발했던 북한은 추가 미사일 시험 발사에 이어 이날 바이든 대통령 회견 시작 즈음 대미 신뢰 구축 조치를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 활동을 모두 재가동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김정은 위원장 발언을 보도했다.

지난 2018년부터 지켜 온 핵 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유예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위험계선'에 이르렀다는 발언 역시 공개됐다.

그러나 이런 북한의 행보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관련 질문조차 나오지 않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