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각의 결정 후 오후에 파리 사무국에 제출
현지 조사 후 2023년 6~7월께 등재 여부 결정
韓·日 TF팀 설치…"전방위 대응" vs "역사 경위 논의"
일본 정부는 1일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佐渡)광산을 유네스코(UNESCO)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기 위한 추천서를 공식 제출했다.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마감 시한 전인 이날 오후 6시30분께 유네스코 프랑스 파리 사무국에 추천서를 제출했다.
일본 정부는 국내외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추천을 강행키로 결정했다.
NHK는 정부 여당 내에는 한국의 반발을 감안해 신중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달 28일 "산업유산으로서 높은 평가를 갖고 있다"며 니가타현 등의 요청대로 추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외교부는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종문 2차관이 일본의 추진 강행에 대해 "강한 유감과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오히려 국익을 해친다"는 비판 여론이 나왔다. 일본 유력지인 마아니치 신문은 1일자 '세계유산과 사도광산, 문화의 정치 이용을 위험하게 여긴다' 제하의 사설을 통해 "가까운 이웃국가와의 대결 자세를 연출하려는 생각으로 문화를 정치에 이용하는 듯한 움직임은 오히려 국익을 해친다"고 지적했다.
사도 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노역했던 현장이다.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부터 유명한 금광이었으며 태평양전쟁 때는 구리, 철 등 전쟁물자를 캐는 데 활용됐다.
이에 일본은 사도광산 등재를 위한 기간을 에도시대까지로 한정하고 있다. 문화청 담당자는 아사히 신문에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는 어디까지나 에도시대가 대상"이라고 밝혔다. 일제강점기는 제외하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반발과 관련해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대응해 나가겠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다"며 "역사적인 경위를 포함해 정중한 논의를 시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 제대로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평가해 설명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TF를 통해 국제사회에 대한 움직임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한국 측에 일본 입장을 정중히 설명하면서도, 국제사회의 이해를 얻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등재를 위한 준비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태스크포스 수장은 외무성, 문화청 등 담당자로 구성되며 다키자키 시게키(滝崎成樹) 관장 부(副)장관보가 수장을 맡는다.
우리 외교부도 TF를 구성하고 "전방위적인"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이상화 공공외교대사를 중심으로 문화체육관광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등 관계기관 및 전문가가 참여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여러 외교 채널을 활용해 유네스코와 국제사회에 입장을 개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등재 여부는 유네스코 자문기관의 현지 조사 등을 거쳐 내년 6~7월께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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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