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허위신고 통해 1300억 포탈 혐의
법원 "조세 채무 인정 안돼" 무죄 선고
"구본상-재무팀 공모 관계도 인정안돼"
허위로 주가를 신고해 13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기소된 구본상 LIG그룹 회장과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1부(부장판사 권성수·박정제·박사랑)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 등 6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모, 가담 등 피고인들 모두의 범죄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사는 구 회장 등 두 사람이 실질적으로 조세포탈에 대해 지시하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지만 구 회장은 충주구치소, 구 전 부사장은 여주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며 "검사의 주장처럼 이들이 등기 서신 등을 통해 주식거래·조세납부 등 구체적 내용을 보고받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서 주식거래는 고(故) 구자원(LIG그룹 명예회장)과 형제들로 구성된 윗세대 일이라 모른다고 진술했다"며 "두 사람의 LIG 그룹 내 지위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 진술은 신빙성이 있으며 이들이 재무관리팀 관계자의 서류 소급작성에 공모했다거나 지시·가담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국 LIG 주식 거래로 양도소득세, 증여세, 증권거래세가 성립해야 하는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로는 납세의무자에 대한 조세채무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구 회장이 다른 재무관리팀 직원들과 공모했다는 혐의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구 회장 등은 2015년 경영권 승계를 위해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양도가액과 양도시기를 조작해 증여세 919억원과 양도소득세 399억원, 증권거래세 10억원 등 총 1329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방산업체 LIG넥스원의 공모가를 반영한 LIG의 주식 평가액(주당 1만481원)을 주당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하고, 한 달 뒤에 허위 평가 가격으로 매매 대금을 다른 주주에게 송금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23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구 회장에게 징역 10년, 구 전 부사장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LIG 관계자는 재판 직후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향후 책임경영으로 국익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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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