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뭘 알아야 국정하지" vs 윤석열 "지사하며 약탈"

李 "촛불로 쫓겨난 세력 5년만에 복귀…최순실도 주술 안해"
尹 "3억5000만 갖고 1조 챙기게 한 사람"…與, 정치보복 1등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을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7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속 논란을 겨냥해 "뭘 알아야 국정을 할 게 아니냐. 5200만명의 생명과 한반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이재명은 주술사가 아니라 국민에게 길을 묻겠다. 주술사가 가라는 길이 아니라 국민이 가라고 하는 길을 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유세에서 국민의힘과 윤 후보를 겨냥해 "주술에 국정이 휘둘리면 되겠느냐. 정치보복을 대놓고 후보가 말하는 상황을 한 번이라도 겪어봤느냐"며 "우리가 반드시 이겨내고, 극복하고자 했던 그 과거보다 훨씬 더 과거인 원시사회로 돌아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내용이 더 심각하다. 최(순실)씨는 점은 좀 쳤는지 모르겠지만 주술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무당과 주술사와 비슷한 사람들에게 현혹돼 국정을 농단하고 민주공화국의 기본적 원리를 무시할 때 우리가 이 자리에서 개혁, 변화, 혁신을 추구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촛불 광장에서 시민들의 촛불로 쫓겨난 정치세력들이 단 5년 만에 복귀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2016년 촛불시위도 상기시켰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마이크를 들고 말씀드리려 하니 갑자기 생각나는 장면이 있다. 2016년 10월29일 촛불시위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첫 집회에 제가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말씀을 나눴다"며 "비선실세가 국정을 농단하는 비정상을 극복하기 위해 촛불을 들었고, 유례 없는 완벽한 무혈혁명을 이뤄냈다"고 회고했다.

이 후보는 유능한 대통령과 통합 프레임도 거듭 강조했다.

이 후보는 "정말 중요한 건 먹고사는 문제"라며 "누가 약속을 지킬 사람인지, 누가 유능한 사람인지는 그가 살아온 과거를 확인해봐야 한다. 공약이행률 95% 이상으로 말한 건 반드시 지켰고, 체험한 시민과 도민이 인정하는 실력이 실적으로 증명된 사람이 누구냐"고 말했다.

그는 "갈등과 증오, 분열로 나라가 흥할 수 없다. 정치적 이익이 된다고 해서 국민들 사이에 갈등을 부추겨서는 안 된다"며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유능한 사람을 적재적소에 쓰겠다. 박정희 정책이든, 김대중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 유능한 인재를 다 쓰는 통합의 정치를 하겠다"며 실용 정신을 내세웠다.

이 후보는 최근 윤 후보가 거리유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점을 겨냥해 "누구처럼 마스크를 벗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겠죠"라며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는 말도 있고, 내 작은 불편을 못 견뎌 작은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큰 이익이 보장 되면 큰 규칙을 지키기 어렵다"고 꼬집기도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본거지인 경기도에서 이 후보 슬로건인 '유능한 경제대통령' 흔들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후보가 '설계자'라 자인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이 후보의 대표 공약인 '기본 시리즈'를 앞세워 '적진'에서 이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안성 중앙시장에서 이날 유세를 시작하며 "시장하고 지사하면 유능한가"라며 "3억 5000만원을 들고 온 사람에게 도시개발해 8500억원을 받아가게 만든 대단히 유능한 사람인 건 맞는 것 같다"이라며 이 후보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그런데 이걸 왜 김만배 일당에게만 주나. 싼값에 토지수용 당한 사람은 뭔가. 국민 약탈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가)위기에 강하고 경제에 유능한 후보라고 하는데 이 위기를 누가 만들었나. 민주당이 만들고 후보가 만든 위기 아닌가"라고 했다.

또 이후보의 기본소득을 거론하며 "기본소득 받아 형편이 나아지나. 혼자 힘으로 잘 살수 있는 사람에게 이 돈을 왜 나눠주나"라며 "이 정권은 세금 뜯어다 민주당과 가까운 사람들, 지지자들에게만 나눠주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윤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이 후보와 민주당이 '적폐 수사' 발언을 고리로 '정치 보복' 프레임으로 엮으려는 시도에 대해 "정치공작"이라고 맞섰다.

그는 "그 사람들은 (제가)법과 원칙에 내편 네편 가릴 것 없이 부정부패를 일소하겠다고 하니 자기들에 대한 정치보복을 한다고 한다"며 "누가 정치보복을 제일 잘했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기 진 죄는 남에게 덮어씌우고, 자기 진 죄는 덮고, 남에게는 짓지도 않은 죄 만들어 선동하고 이게 히틀러나 무솔리니 같은 파시스트들, 공산주의자들이 하는 수법"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 후보는 용인 유세에서도 민주당 정권에 날을 세웠다.

그는 "80년대 운동권들이 자리와 이권 다 해먹었지 않나"라며 "멀쩡한 나라를 혁명하겠다는 시대착오적 이념을 갖고 수십년을 끌어왔지만 그런 사고 방식으로 나라를 운영하면 경제 파탄 안내는 게 비정상"이라고 했다.

이어 "이 사람들은 공작 전문가다. 조작 공작 선동하는 게 전공인 사람들에게 미래를 맡길 수 있나"라며 "이 당이 암에 걸려 헤어나올 수가 없다. 이번 선거는 기본적으로 집권당에 대한 심판이다. 심판이 안되고 미래는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치인이 아니었던 제가 국민의힘 후보로 이 자리에 섰다는 것 자체가 민주당에 파산선고를 의미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날 경기권 유세의 하이라이트는 성남이었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시장을 지낸 성남에서 "성남이 서울 강남 못지 않은 훌륭한 곳인데 대장동 게이트때문에 참 자존심을 많이 상해하고 계신다"며 대장동 의혹을 유세 시작부터 들고 나와 이 후보에 맹폭을 가했다.

그는 대장동, 백현동, 정자동 등 개발특혜 의혹은 물론 성남FC 후원금 등 이 후보와 연관된 의혹을 모두 거론하며 "이게 행정이고 지방정치냐"며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인구 100만의 성남을 이렇게 운영했는데 5000만 대한민국을 운영하면 나라 꼬라지(꼴)이 어떻게 되겠나"라고 외쳤다.

이어 "남의 과오는 지푸라기만한 것도 부풀려 큰 산을 만들어놓고 자기들이 저지른 거는 다 덮고 검찰 수사도 안하고 특검도 거부하고 있다"라며 "부정부패를 묵살한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선출한 이 정당이 국정을 이끌어가도 되겠나"라고 했다.

윤 후보는 또 "3억 5000만원 넣어 1조씩 받아가는 사람들 보면 허리 휘어지게 일하는 서민들이 일할 생각이 들겠나"라며 "부정부패로 나라가 멍들면 우리 다음 세대는 3류국가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제가 누구보다 이 민주당 위선의 실체를 잘 안다"며 "3월 9일을 저를 불러낸 국민들의 승리의 날로 만들어 부정 부패 세력과 무능한 세력을 몰아내고 함성과 대축제를 벌이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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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