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저녁 러시아 국영방송 뉴스가 진행되는 동안 반전 메시지가 적힌 글을 든 시위자가 화면에 등장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미 CNN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모스크바 현지 시각 오후 9시31분 국영방송 뉴스가 진행되는 동안 여성 앵커 뒤에 방송사 직원으로 보이는 시위자가 러시아어로 "전쟁 반대. 전쟁을 멈춰라. 이곳에서 말하는 거짓을 믿지 말라"는 글이 적힌 종이를 펼쳐들고 나타났다. 마지막 글은 영어로 "러시아사람들은 전쟁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적혔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인포에 따르면 시위자는 마리아 오프시아니코바라는 방송사 직원이며 그의 동료는 그가 현재 모스크바 오스탄키노 경찰서에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OVD-인포가 공개한 내용을 확인하고 그가 처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OVD-인포는 오브시아니코바가 방송에 등장하기 전에 만들어둔 동영상도 공개했다.

동영상에서 오브시아니코바는 "우크라이나에서 지금 벌어지는 일은 범죄다. 채널 원에서 일하면서 크레믈린의 선전을 해온 내가 부끄럽다"고 말했다. "TV에서 거짓을 말하도록 한 것과 러시아사람들을 좀비로 만든 것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이 모든 일이 시작됐을 당시 침묵했던 것이 부끄럽다. 크레믈린이 나발니를 중독시켰을 때 우리는 항의하지 않았다. 우리는 이 비인도적 정부를 보면서 침묵했고 이제 온세계가 우리에 영원히 등을 돌렸다. 우리 후대 10대가 되도록 선조들이 벌인 전쟁의 죄를 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명한 우리 러시아 사람들이 이 모든 미친 짓을 중단하도록 할 수 있다. 겁내지 말고 시위에 나서라. 우리 모두를 붙잡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동영상은 소셜미디어에 오른 지 얼마 안 돼 차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