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수사권 조정 후 피해자 권리구제 어려움"
새정부 수사시스템 변화 예고…"협의후 검찰 수사"
수사권 조정 큰 틀은 유지 전망…尹 "원위치 없다"
檢 권한 확대 예상…수사권조정 훼손 취지 우려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경찰청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검·경 책임수사 체제를 강조해 의미가 주목된다.
경찰에게 1차 수사 종결권을 부여한 수사권 조정 전반은 새정부 들어서도 그대로 유지될 공산이 크다. 다만 축소된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경찰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
지난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지난 24일 진행한 경찰청 업무보고에서 현재 검·경의 책임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인수위는 업무보고가 끝난 뒤 "수사권 조정 후 범죄피해자들의 신속한 권리구제에 어려움이 있다"며 "범죄피해자 구제에 공백이 없도록 검·경 책임수사 체제 협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인수위가 문제점을 지적한 만큼 새정부 수사 체제에도 변화가 예고됐다. 다만 수사 시스템 전반을 손대기보다는 일부 보완점을 찾아나가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 과정이던 지난달 14일 사법공약을 발표하며 "수사권 조정 후 검찰과 경찰의 핑퐁식 사건 미루기로 인한 수사지연과 부실수사에 대한 국민 불만을 해소시키겠다"고 책임수사체제 확립을 언급했다.
그는 "경찰이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리면 그 결과를 검찰에 이관하게 돼 있다. 검찰이 검토한 다음 기소가 가능할 것 같으니 보완(수사)해서 다시 보내달라고 하면 실제 잘 이뤄지지 않아 피해자 권리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윤 당선인은 "만약 검찰이 더 수사해야 한다고 보는데 경찰에서는 (보완수사 결과 기소가) 필요없다고 한다면, 검·경이 협의체에서 의견을 교환한 다음 그 사건을 검찰로 이관해 검사가 직접 수사하는 것"이라며 "국민 권리구제를 위해 사건을 더 들여다보고 기소할 수 있으면 기소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수사권 조정 전반에 대한 변화보다는 검·경 협의체에 의한 수사공백 해소를 공약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수사권 조정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이뤄진 만큼 대대적인 변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
이번 기회에 검·경 협의가 강화될테니 긍정적이라는 분위기도 있다. 보완수사 등 영역에서 꾸준히 협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그간 오히려 검찰이 검·경 협의에 소극적이었다는 이유에서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국민 혼선이 생기지 않게 검찰과 경찰이 협의체를 만들어 정해보라는 것이 인수위의 주문이었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윤 당선인은 수사권 조정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은 여러번 밝혔다. 지난달 재향경우회를 방문해 "검찰출신이 대통령이 되면 이 정부에서 했던 수사권 조정이 원점으로 가는게 아니냐 걱정하시는데, 대검 반대를 제가 앞장서 설득해 수사권 조정이 이뤄지도록 저도 역할을 했다. 그래서 다시 원위치 될 일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사법공약 발표 당시에도 취재진 질문에 "검찰의 직접 수사는 6대 범죄에 한정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새정부 들어서는 문재인 정권에서 크게 위축된 검찰권이 어느정도 회복될 것이란 관측이 높다.
윤 당선인이 검찰 내 '특수통'으로 유명했던 만큼 특히 재벌이나 정치권 비리 등 이른바 '특별수사' 영역에서의 검찰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 수사가 비교적 위축돼 수사권 조정 취지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