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尹 협의 원론 입장에…文·尹, 협상통해 절충 시도
선관위원…文, 감사위원 양보 시 尹, 文에 양보할 가능성도
MB 사면 여론조사서 '찬성 39%, 반대 50%'…여론, 靑의 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8일 회동에 나선다.
양측은 27일 발표에서 "의제조율 없이" "허심탄회하게" 만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공석 상태인 감사원 감사위원 두 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한 명의 인사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감사위원의 경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협의를 거쳐 절충점 찾기에 나선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양보로 새 정부가 인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보고 있다.
감사원은 지난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상대 업무보고에서 "현 시점처럼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된 논란이나 의심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 정부와 새 정부가 협의 되는 경우에 제청권을 행사하는 것이 과거 전례에 비춰 적절하다"고 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협의해 인사해야 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밝힌 것이다.
윤 당선인 측에선 자신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해석한다. 감사위원 임명을 위해서는 감사원장의 제청을 받아야 하는데 제청권을 가진 감사원이 이같은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청와대가 인선을 밀어붙이기엔 다소 부담이 생긴 것이 아니냐는 거다. 문 대통령이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게 인수위 측의 시각이다.
인수위 측은 현재 임기가 남아있는 감사위원 4명 가운데 2명(김인회·임찬우)이 친여 성향이라는 점을 감안해 2명 모두 당선인의 입장을 반영한 인선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선관위 상임위원 인선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앞서 청와대는 실무협상 과정에서 윤 당선인 측이 감사위원과 선관위원의 '패키지 인사'를 요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만약 두 명의 감사위원 인사에 윤 당선인의 입장이 모두 반영된다면 선관위원의 경우 당선인이 양보하는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청와대의 추천 인사를 당선인이 수용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도 주요 의제로 꼽힌다.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은 앞서 한 언론 인텁에서 "5월10일 취임식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나란히 참석하길 바란다"며 "취임식 이전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인수위 전반의 분위기를 대변해준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의 사면을 놓고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은 일단 청와대에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여론조사업체 한국갤럽이 지난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의사를 물은 결과 찬성 39%, 반대 50%의 답변이 나왔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음).
'취임덕'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윤 당선인 측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결정 과정에 여론의 추이를 면밀하게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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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