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마르몰라다산 빙하 얼음 떨어져 등산객 6명죽고 8명 부상

쪼개진 거대한 얼음 등산로 덮쳐 실종자도 10명 이상 추정
구조대, 얼음 산사태 상부에 있던 등산객 18명도 구조중
"지구 온난화로 폭염 심한 것도 원인 중 하나"

이탈리아 북동부 돌로미테 산맥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 산( 3343m)의 유명 트레킹 코스에서 3일 오후(현지시간) 거대한 빙하의 얼음이 쪼개져 산사태가 등산로를 덮치면서 등산객 6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실종자도 10명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 민방위책임자 지안파올로 포타친은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의 인터넷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실종자가 10명 쯤 된다고 말했다가 나중에 국영 TV에게는 아직 확실한 실종자 숫자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빙하가 쪼개지면서 거대한 얼음조각들과 바위, 만년설이 등산로를 휩쓸던 3일 오후 사고 지역에 등산객이 몇 명이나 있었는지, 이들이 얼음산사태를 맞은 정확한 시간이 언제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현지 관리들이 조사중이라고 사상자 수를 발표한 국립 산악구조대의 월터 밀란 대변인은 말했다.

알프스와 연결된 돌로미테 산맥의 최고봉인 마르몰라다산 일대는 이탈리아에서 겨울에 스키장으로도 인기가 높은 곳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에 걸쳐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서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의 빙하 및 북극 전문 연구소인 국영 CNR 센터의 전문가들은 이 빙하의 대부분은 이미 녹아서 사라졌으며 앞으로 25~30년이면 완전히 없어질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남부와 중동, 북아프리카에 걸쳐 있는 지중해 분지 전체는 유엔 전문가들이 " 기후변화의 핵심지역"으로 지정할 정도로 폭염과 물부족 등 수많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구조대는 산 아래 주차장들의 차 번호판 등을 조사해 일일히 연락되지 않는 사람들을 확인하고 있어 실종자등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밀란 대변인은 AP통신과의 전화에서 밝혔다.

이탈리아 국영TV는 "등산로 일대의 거대한 얼음덩이, 바위 더미 사이에서 시신들을 발견했다"고 몹씨 지친 얼굴로 말하는 구조대원 루이지 펠리세티의 말을 방영했다.

아직 사망자 6명의 국적과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고 입원한 8명의 부상자 가운데 2명은 위독한 상태이다.

이 날 얼음산사태는 매우 빠른 속도로 흘러 내려서 아주 먼거리에서도 그 굉음을 들을 수 있었다고 현지 인터넷신문 일돌로미티 ( ildolomiti.it )는 보도했다.

사건 초기 국립산악 및 동굴구조대는 최소 5대의 헬기와 구조견들을 모르몰라다 정상 부근에 파견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수색작업은 빙하가 더 쪼개져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진단 때문에 일시 중단 되었다고 국립 TV는 보도했다.

현장에는 여전히 얼음조각들과 바위가 흘러내리고 있고 3일 초저녁 부터는 약한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산악지대 인근의 베네토에 본부를 둔 SUEM 구조대대는 빙하가 떨어져 나온 지역보다 윗쪽 지역에 있던 18명은 얼음사태에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곧 산악구조대가 구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마르몰라산은 돌로미테 산맥의 최고봉이면서 산악지대의 빼어난 경관 때문에 전 세계에서 수많은 관광객과 산악인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산악 구조대는 전용 트위터에서 이번에 빙하 일부분이 쪼개져 나온 푼타 로카 ( 바위 포인트) 일대는 "평상시에 정상 등반을 위해 거쳐야 하는 등산로의 일부"여서 인명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빙하가 쪼개져 떨어진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최근 6월 말 이후로 극심해진 이탈리아의 폭염에 정상 부근 얼음이 녹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스카이 TG24방송에 따르면 최근 평균 10도에 달한 마르몰라다 정상의 기온도 원인중의 하나이며 빙하의 일부가 녹기에 충분한 온도였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정의 기온이 섭씨 10도였다면 그것은 극한적인 폭염에 해당된다며, 빙하지대는 날씨가 변덕스럽고 복잡한 기후요인이 많아서 원인을 예단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의 부상자들은 구급 헬기로 이송되어 베네토와 테렌티노-알토 아디게 지역의 여러 병원에 분산 수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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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뉴스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