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부과 대상자 2명 위헌이라며 소송
1심 "과세 정당해" 패소…위헌제청도 기각
"포괄위임금지, 과잉금지원칙 위반 아냐"
평등권 재산권 침해 주장 모두 기각 판단
과세당국이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납세자들이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지만 1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종부세에 관한 법원의 판단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4일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신명희)는 A씨 등 2명이 관할 세무서를 상대로 "종합부동산세 등 부과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종부세는 주택 및 토지를 유형별로 구분해 인별로 합산한 결과 공시가격 합계액에 유형별 공제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에 대해 과세되는 종류의 세금이다.
주택의 경우 6억원까지 공제된다. 공시가격이 이 기준을 초과하면 초과 금액에 종부세가 부과된다. 1세대 1주택자의 경우 11억원까지 공제된다.
A씨 등은 종부세 부과가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조세법률주의 위반 ▲실질과세 위반 ▲포괄위임금지원칙 위반 ▲재산권 침해 ▲과잉금지 ▲평등권 침해 등을 소송 제기 이유로 들었다.
재판부는 종부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A씨 등의 주장을 배척하면서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주택수 산정과 공정가액비를 대통령령에 규정한 것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한다는 주장에 대해 '주거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투기 목적 억제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명확성 요건도 일부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종부세법은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과세대상(공제액 차액)에 공정시장가액비를 곱하게 되는데 60~100% 범위 내에서 대통령령으로 공정시장가액비를 정하게 돼 있다. 주택수에 따라 과세구간별 세율이 다른데, 주택수 기준도 대통령령에 위임돼 있다.
재판부는 종부세·재산세 부담은 이중과세라는 주장은 "재산세를 공제하는 제도가 있고 규정과 취지에 따라 공제되고 있다"면서 기각했다. 미실현 이익에 과세한다는 주장도 "문제가 전면으로 드러나지 않는다"고 배척했다.
또 재산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재산 몰수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현재 조정대상지역 2주택이나 3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종부세율은 1.2~6.0%이고, 1가구 1주택자 0.6~3.0%이다.
과잉금지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서는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목적이 인정된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평등권 침해 주장 역시 "공시가 기준으로 과세하는 것이 입법 재량 범위 밖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봤다.
위헌법률심판이 기각된 경우 A씨 등은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위헌성을 다시 주장해볼 수도 있다. 이 경우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A씨 등의 사건을 제외하고도 종부세 위헌청구 시민연대 등이 복수의 소송을 제기한 상황이다. 1심의 판단이 위헌이 아니라는 결론으로 내려졌더라도 다른 사건은 이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에 향후 다른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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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