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서 자매가 동생 자녀 살해 후 극단적선택, 왜?

교사인 언니 유산도 넘겨 둬… ‘생활고’ 아닌 ‘가정사’ 때문
현장엔 숨진 초등학생 두 명이 타던 주인 잃은 ‘자전거’ 놓여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지난 24일 자매와 그 자녀들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극단적선택 이유가 ‘가정사’ 때문으로 취재 결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19분께 세종시의 한 아파트에서 30대와 40대 여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40대 여성은 현직 교사로 알려졌다.

인근 주민으로부터 ‘쿵 소리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27층 높이에서 떨어진 자매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특히 오전 3시 40분께 이들이 거주하는 집에는 자매 중 동생의 자녀인 남녀 초등학생 2명이 테이프로 목이 졸린 채 각자 방에서 이불이 덮인 상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은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과 1학년 여학생이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자매 각각 A4용지 4장과 5장 분량의 비교적 긴 유서가 나오고 창문 아래 의자 두 개가 나란히 있다는 점들을 고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자매가 각각 작성한 유서에는 순탄치 못한 가정사와 이와 관련된 심적 부담 등 내용이 적혀 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숨진 자매 유산이 일부 있으며 상속자로 친정 아버지를 지목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생활고 때문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만난 아파트 주민은 “모두 이혼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난 1월 이사 왔지만, 이웃 주민들과 전혀 교류가 없었다”고 전했다.

현장을 찾았을 때 27층 아파트 현관 출입문 앞에 숨진 초등학생 것으로 보이는 자전거 두 대가 주인을 잃은 채 놓여있었다. 특히 자전거에는 이들 남매 이름이 매직으로 적혀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경찰은 숨진 초등학생에 대한 혈액과 모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보내 성분 감식을 의뢰한 상태로 25일 오후 늦게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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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 안철숭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