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시행령 통한 '검수완박' 무력화 시도에 "시행령 꼼수"

"시행령 쿠데타이자 꼼수…국회는 입법으로 중단"
"법치주의 근간인 삼권분립 파괴하는 법치 유린"
"입법 취지 왜곡 해석해 뒤엎으려…당장 멈춰야"
"독재 시절에나 가능한 대국회·대국민 선전포고"
일각에선 "개정 당시 지적…박병석, 역사의 죄인"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법무부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시행을 한 달 앞두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찰 수사권을 대폭 확대키로 한 것에 대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만약 법무부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또다시 대통령령으로 주요 수사 범위를 원위치시킨다면 국회와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 위원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의 문제는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오랫동안 논의돼 왔던 역사성 있는 내용이다. 지난번 그 법안이 일방적으로 처리됐다고 해도 이전에 논의됐던 내용 자체가 무효화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더군다나 당시 권성동 원내대표가 합의했던 내용 중에서도 이 문제는 굉장히 주요한 합의 사항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걸 무력화시키기 위한 우회 통로로 또 대통령령을 활용하겠다고 한다면 국회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검찰 정상화를 위한 국회 입법을 시행령으로 무력화시키는 '시행령 쿠데타'"라며 "국회 입법 취지를 무시하고 제멋대로 법문을 해석한 '법 기술자'들의 꼼수"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가 '시행령 쿠데타'를 당장 멈추지 않는다면, 국회는 헌법정신 수호를 위해 입법으로 불법행위를 중단케 할 것임을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을 통한 검·경 수사권 조정 무력화 시도에 대해 일제히 반발했다.

강훈식 당대표 후보는 "국회가 만든 법을 윤석열 대통령의 명령으로 무력화하는 시도"라며 "법에 근거도 없이 경찰국을 대통령령으로 부활시키더니, 이제는 국회가 만든 법을 무위로 만든다. 국정운영에 있어서 국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급기야 법 위에 군림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권자인 국민의 뜻에 반해 이루어지는 '대통령령 국정운영'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며 "법치주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파괴하는 법치 유린을 즉각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박주민 의원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청법 개정안에 나온 '등'을 입법 취지에 벗어나게 왜곡 해석하며 국회가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 결정한 내용을 완전히 뒤엎으려고 한다"며 "검찰청법 4조의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에서 '등'은 앞선 두 가지 상황으로 수사 범위를 축소한다는 제한적 의미로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 장관의 이런 시도는 대한민국 법치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폭거"라며 "상위법 우선의 원칙이라는 헌법의 대원칙도 무너뜨리는 일이다. 당장 입법권 무력화 시도를 멈춰라"라고 강조했다.

법사위원인 최강욱 의원은 "재난 컨트롤 타워는 없이 사진찍기에 바쁘고, 한동훈 법무부는 검찰수사 범위 확대를 공언하며 경찰과의 협의 절차도 완전히 무시하며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들이미는 상황"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려는 정부인지, 정치검사와 검찰의 군림과 독주를 지키려는 정부인지 명확히 답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김영배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세 번째 시행령 쿠데타는 헌법과 법률도 무시한 채 검찰 선진화법을 무력화하고, 검찰의 입맛대로 수사대상과 범위를 정하겠다는 독재 시절에나 가능한 일종의 대국회, 대국민 선전포고와 같다"고 비난했다.

전용기 의원은 "당 지도부가 나서야 한다"며 권한쟁의 심판 청구와 국회법 개정안 조속 처리를 요청했다.

한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통과 당시 법사위원이던 김용민 의원은 "이 문제는 검찰청법 개정 당시 지적해 왔던 것이다. 당시 국회의장이던 박병석 의원의 무책임하고 편파적인 권한행사로 막지 못했던 것"이라며 "박 전 의장은 역사의 죄인이고, 권리보호를 외치는 시민들의 배신자이다. 정치적으로 분명하게 단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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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