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 취임부터 전날까지 총 다섯 차례 영수회담 외쳐
민생 강조하며 초당적 협력까지 언급해 성사 가능성 높아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18일 영국과 미국 등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뒤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와 함께하는 다자회담을 제인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당 대표 취임부터 민생을 논의할 영수회담을 다섯 차례나 요청해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를 수용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15일 뉴시스 취재 종합에 따르면 전날(14일)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 "우리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정의당도 비대위가 정리되면 대통령께서 해외 순방을 다녀오고 나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만나는 것도 한번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수석은 "대통령은 영수회담이라는 용어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며 "과거 여당의 총재가 대통령이었을 때는 일리가 있지만 지금은 대통령과 당 대표의 만남, 이런 쪽으로 가야 한다. 구시대에 쓰던 얘기를 쓰지 않겠다고 누누이 말했다"고 했다.
앞서 이 대표는 8·28 전당대회 날부터 윤 대통령을 향해 영수회담을 요청했다. 취임 첫날인 29일 연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다시 한번 영수회담을 요청한다"고 했고, 이진복 수석의 예방이 있었던 다음날에도 "가능한 빨리 영수회담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서는 명절 연휴 전날인 8일, 윤석열 정부 검찰이 이 대표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한 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 정치는 위기에 빠진 국민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통령께 다시 요청드린다"며 영수회담을 다시 요청했다.
이날에는 "민생과 경제 회복을 위해 언제든 초당적 협력을 하겠다. 절차도 형식도 관계없다. 여당이 함께하는 것도 좋다. 추석 직후에라도 바로 만나 지금 우리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국민의 물음에 답해드리자"라고도 했다.
지난 13일에는 취임 일성으로 강조한 민생을 살피기 위해 구성한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정쟁을 최소화하고 정쟁을 하더라도 뒷전으로 빼고 조금이라도 민생을 개선할 수 있는 실효적 정책에 관심 갖고 협력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이 자리를 통해 윤 대통령에게 여야를 떠나, 정파를 떠나 민생을 구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새 사회 준비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로 논의할 수 있는 영수회담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이 수석의 발언은 대통령실이 당 내홍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안정화된 뒤 다자회담을 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로부터 다자회담 제안이 들어왔을 경우 이 대표가 이를 받아들일지를 예단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이 대표가 절차도 형식도 관계없는, 여당이 함께하는 것도 좋다며 민생위기 해법을 위한 초당적 협력, 실효적 정책 발굴에 방점을 찍고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꾸준히 요청했던 영수회담과 달리 다자회담으로 진행될 경우 이 대표가 거대야당 대표로서 정권을 상대로 통 큰 협상력과 결단력을 발휘해 민생위기 해법을 도출해낼 기회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다자회담 제안을 거절한다면 '민생'을 강조하며 해왔던 발언과 모순되는 행보를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거절할 명분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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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