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의 영결식…서해어업관리단 부두서 노제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당해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영결식이 22일 생전 근무지였던 전남 목포에서 엄수됐다.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목포시 상동 한 장례식장에서 고 이씨의 영결식을 거행했다.
해양수산부장(葬)으로 치러진 영결식에는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비서관, 하태경·안병길 국회의원, 동료 직원과 유가족·친지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 보고, 영결사, 조사(弔詞), 헌화 순으로 진행됐다.
조 장관은 영결사를 통해 "지난 2년간 영면에 들지 못한 채 힘들어한 이대준 주무관님께 이제는 편히 쉬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고인은 2012년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에 입직한 이후 약 7년 9개월간 어업 감독 공무원으로서 거친 바다에서 사투를 벌이며 열정과 헌신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공직자로서 사명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참으로 가슴이 아프다. 고 이대준 주무관님은 멀리 가셨지만 고인에 대한 기억은 모든 우리 해양수산부 직원들의 가슴 속에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고인과 함께 꿈꾸었던 대로 해양 수산 발전을 위해 더욱 헌신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유족 대표 형 이래진씨는 조사를 통해 "사건 초기 사실과 다른 수사 발표를 넘어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지난 정부의 비극을 우리는 아파했다. 슬프고 아픈 역사가 두 번 다시 되풀이돼서는 안 될 것이며 모두 고생하는 동료 여러분들의 명예와 자긍심에 힘을 실으려 한다"고 말했다.
또 "억울한 죽음과 희생에 국가가 발 벗고 나서서 명예를 회복시켜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대준이도 이제 하늘나라에서 여러분들의 위로와 애도를 잘 지켜볼 것"이라며 "잘 가라 대준아. 부디 가족과 형제와 동료를 잊지 말아라. 그간 고생 많았다"고 덧붙였다.
영결식 내내 눈시울이 붉어진 유족들은 두 손을 깍지 낀 채 고개를 숙이거나 영정을 하염 없이 바라봤다.
영결식 이후에는 고인이 근무했던 서해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 부두에서 노제(路祭)가 치러진다.
노제에선 유족과 동료들이 영정(影幀)을 들고 고인이 생전 항해사로 근무한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에 올라 마지막길을 배웅한다.
고 이대준씨는 앞서 2020년 9월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됐다. 해경은 사건 발생 직후 9일 뒤 중간 수사 결과를 통해 '자진 월북' 했다가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와 해경은 기존 발표를 뒤집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7월 이씨에 대한 직권 면직을 취소하고 '사망으로 인한 면직' 처리했으며, 검찰은 관련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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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