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스트 직원, 연구소기업 2곳 허위등록 일삼아…지원금 '줄줄'

직인 훔쳐 찍은 서류로 승인·위원회 심의 없이 임의 등록

광주과학기술원(GIST·지스트) 기술사업화센터 직원이 공문서를 위조한 뒤 연구소 기업을 허위 등록하는 수법으로 정부 지원금을 타낸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지스트 등에 따르면, 대학 측은 올해 초 학내 연구소 기업인 ㈜데미안랩·㈜큐바이오센스에 대한 특별 감사를 벌여 등록 규정·절차 위반 사실을 확인했다.

두 기업 모두 지난 2016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특구재단)에 연구소 기업 등록을 신청하면서 협조 공문에 기안자·결재자·문서번호·문서작성일 등 필수사항을 기재하지 않았다.

총장 명의의 공문이지만 총장 직인 대신 사업단장 직인이 찍혀 있었다. 관련 위원회 개최 등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고 허위 공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 결과 기술사업화센터는 직인 관리자를 지정하지 않아 부서원이라면 누구나 사업단장 직인 등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방치했다.

이에 센터 직원 A씨는 거리낌없이 공문서를 위조하고 총장 직인 날인 신청서까지 작성, 2016년 4월 27일 ㈜데미안랩 연구소 기업 등록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 기업은 6개월여 뒤 특구재단 지원사업에 공모, 정부 출연금 7200만 원을 받았다.

A씨는 같은 해 10월 말에도 총장 직인을 임의로 찍어 ㈜큐바이오센스의 법인 인가 서류까지 법원에 제출했다. 총장 명의의 등록 신청서류를 허위로 꾸며 특구재단에 임의 제출하기도 했다.

㈜큐바이오센스는 지난 5년간 산학연공동연구법인 지원사업 과제를 수행, 14억 9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따라 지스트는 업무 담당자와 연구소기업 관계자 등 2명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또 현존하는 해당 연구소기업 1곳에 대해서는 특구재단에 등록 취소를 신청했다.

지스트 관계자는 "행정부서 내 기관 인장(印章) 관리 방식·사용 절차, 기술실시계약 업무 관련 규정 등을 정비했다"며 "경찰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등 후속 조처를 할 계획이다. 기술사업화센터에 대한 관리·감독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이 같은 감사 내용을 공개하면서 "대학 측이 직원 개인의 일탈로 책임을 돌리면서 문제가 터지고 나서야 사후약방문식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른 문제가 없는지 철저히 따지고 검증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차원의 감사를 요구하겠다. 허위 등록한 연구소기업은 즉각 취소하고 사업비·연구비 등 정부지원금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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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나주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