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쌓이고, 분양가 오르고"…분양시장 '침체의 골' 깊어지나

올해 12월까지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 16만2892가구 예정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 2805만9900원…전월比 2.78%↑
분양가·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 달라…양극화 현상 뚜렷

분양시장 침체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과 실물 경기 침체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미분양이 급증한 가운데 원자재값 급등에 따른 건축비 인상으로 분양가 추가 상승 불가피해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미분양 물량 꾸준히 쌓이고,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 부담 증가로 청약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 연말까지 16만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보니 분양시장 침체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증가세다. 또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늘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총 3만2722가구로, 지난해 말(1만7710가구) 대비 85.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3배 넘게 늘었고, 지방은 2만7710가구로, 1만 가구나 증가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7330가구에 달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188가구로, 한 달 새 24.5% 증가했고, 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2.5% 증가한 1042가구로 집계됐다.

미분양이 늘었으나, 신규 아파트 분양가는 상승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805만9900원으로 전월 대비 2.78% 상승했다.

HUG가 발표하는 월별 평균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 사업장의 평균 분양가다.

수도권 3.3㎡당 분양가는 전월 대비 2.08% 오른 2073만6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5% 상승했다. 또 전국적으로는 전월 대비 1.13% 오른 1486만65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0% 올랐다. 5대 광역시와 세종의 3.3㎡당 분양가는 지난달보다 0.34% 오른 1549만2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5% 상승했다.

국토교통부는 공동주택 분양가격 산정에 활용하는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 7월 1.53% 인상한 것에 이어 두 달여 만인 9월에 다시 2.53% 인상했다. 16~25층 이하의 ㎡당(전용면적 60㎡ 초과 85㎡ 이하 기준) 기본형건축비는 185만7000원에서 190만4000원으로 상향됐다. 7월 고시에서 이미 반영된 고강도 철근, 레미콘 이외의 자재가격, 노무비 비용 변동 등도 반영됐다.

추가 금리인상과 분양가 상승으로 분양시장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올 연말까지 대규모 공급이 예정돼 있어 미분양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9~12월 전국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은 16만2892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분양 실적(15만7600가구)보다 약 5000여가구가 더 증가한 물량이다. 수도권 7만6321가구, 지방 8만6571가구로 서울·수도권이 전국 물량의 46%를 차지한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세종시를 제외한 지방의 '조정대상지역'을 모두 해제했으나, 청약 수요는 여전히 위축돼 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청약 수요가 단기간 내 회복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양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잇단 금리 인상으로 금융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매수세가 위축됐고, 이에 따라 분양시장도 꽁꽁 얼어붙고 있다"며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분양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나홀로 단지나 상대적으로 입지 여건 등이 좋지 않은 아파트 단지에서 미분양과 무순위 청약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