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매년 마약류 셀프처방한 의사 1447명, 150만정 처방

의사와 환자 이름·나이가 같았던 사례 중 98%가 셀프처방

의사가 자기 자신에게 의료용 마약류를 처방하는, 이른바 마약류 셀프처방 사례가 4년간 10만 건에 이르는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매년 7000명이 넘는 의사가 마약류 셀프처방을 하고 있으며, 이 중 1447명은 최근 5년간 매년 마약류를 셀프처방을 했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의사 1명이 작년 한 해만 26회에 걸쳐 마약류 1만9792정을 셀프 처방한 사례도 확인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긴급하게 조사에 나섰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국민의힘 최연숙 의원은 “연 7000~8000명 이상의 의사가 마약류 셀프처방을 하고 있다”며 “그런데도 식약처는 왜 지금까지 한 번도 이를 조사하지 않았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실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 1개월 간 의료용 마약류 처방 의사와 환자의 이름·출생년도가 동일하게 보고된 사례 10만6601건 중에서 97.6%에 이르는 10만3109건이 셀프처방 사례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셀프 처방된 마약류 수량은 349만2809정에 달했다. 지난 7일 식약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최 의원은 '의사와 환자의 이름·출생년도가 같다면 거의 대부분 셀프처방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며 식약처가 정확하게 확인할 것을 주문했는데, 실제 사실로 확인된 것이다.

마약류 셀프처방 현황을 연도별로 구분하면 의사수는 ▲2018년 5~12월 5545명 ▲2019년 8001명 ▲2020년 7706명 ▲2021년 7568명 ▲2022년 6월 현재 5595명이다.

처방건수는 ▲2018년 5~12월 1만3760건 ▲2019년 2만4864건 ▲2020년 2만5604건 ▲2021년 2만5643건 ▲2022년 1~6월 1만3328건이었고, 같은 기간 처방량은 ▲2018년 5~12월 44만4574정 ▲2019년 82만3574정 ▲2020년 85만5293정 ▲2021년 85만5258정 ▲2022년 1~6월 51만3110정이었다.

마약류 셀프처방 이력이 있는 의사 중에서 1447명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운영되기 시작한 2018년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매년 셀프처방을 해왔던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 의사가 4년 1개월간 처방한 처방건수는 4만1617건, 처방량은 149만6716정이었다. 의사 1명당 28.8회에 걸쳐 1034정을 처방한 셈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마약류 셀프처방 수량이 가장 많았던 의사들 중에는 26회에 걸쳐 1만9792정을 처방한 의사도 있었다. 이 의사가 실제 본인이 투약하고 있다면 하루 평균 54.3정씩 매일 투약하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 의원은 “셀프처방 사례 중에서 극히 일부만 확인했는데도 비정상적인 사례가 확인됐다”며 “전체 사례 중에서 오·남용 사례가 얼마나 숨어있을지 모른다. 전체 셀프처방 사례를 일일이 전수 조사해 봐야한다”고 했다.

이에 오유경 식약처장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사회부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