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세제개편안, 영국과 달라…레고랜드 정치적 사항 아냐"

국회 기재위 종합감사 질의에 답변
"세제개편안, 이미 시장서 평가 받아"
"레고랜드, 엄밀히 파악해 필요 조치"
"한국전력 회사채 발행 한도 늘려야"
"인구절벽, 일관되고 비상 대책 필요"

 영국의 리즈 트러스 총리가 대규모 감세 후유증으로 취임 45일 만에 전격 사임한 가운데,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에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영국의 지출 증대, 감세와 저희 프로그램은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강원도 춘천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미상환 사태로 채권시장 혼란이 가중되는 상황과 관련해서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엄밀히 파악해 필요 조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21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종합감사에서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영국 사태에 대해 평가를 해 달라"는 질의에 현재 한국 경제 상황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했다가 파운드화 가치가 사상 최저치로 급락하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는 등 금융시장 혼란이 야기되자 결국 취임 45일 만인 20일(현지시간) 전격 사임을 발표했다.

양 의원은 이를 정부의 법인세 인하 및 소득세 개편,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세제개편안과 비교하며 "감세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고집부리다가 영국 내각이 무너졌다. 우리도 무너질 가능성이 없나"고 질타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저희 세제개편안과 내년 예산안은 국회에 제출할 때 이미 시장 평가를 다 받은 것"이라며 "당시 국내에서는 오히려 일부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고, 시장 자체도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변동성이 전혀 없었다"고 답했다.

이어 "영국은 발표 당시 감세뿐 아니라 200조원 가까운 재정지출 계획을 쏟아내 재정건전성 우려가 커져 국채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외환시장으로 연결된 것"이라며 "영국의 지출 증대, 감세와 저희 프로그램은 다르다"고 일축했다.

또한 양 의원은 "부자감세하며 서민 예산을 삭감했다"고 지적했고, 추 부총리는 "세제개편안에 서민을 위한 감세안도 많다"며 "예산안도 취약계층을 위한 예산이 두 자릿수 증가할 정도로 대폭 증액해 제출했다"고 대답했다.


최근 발생한 강원랜드 사태는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조성 자금을 조달하고자 205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ABCP를 발행하며 지급보증을 섰는데, 최근 보증을 철회하겠다고 밝혀 채권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이날 홍성국 민주당 의원은 최문순 전 강원지사 시절 체결했던 레고랜드 사업 관련 지급보증을 현 김진태 강원지사가 번복한 것을 두고 "정치적이다"라며 "지자체는 정부인데, 정부가 지급 안 한다고 하면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항이 아니고 강원지사가 정치적으로 접근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불신이 있다는 것은 좋지 않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자금시장이 PF와 ABCP를 중심으로 불안하고 단기자금시장, 회사채까지 불안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당국이 이 문제를 잘 보고 있다"며 "엄밀히 파악하고 필요 조치를 점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추 부총리는 최악의 적자난에 허덕이는 한국전력공사의 회사채 발행을 늘려야 한다면서도 재정 투입은 부담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추 부총리는 "우선 자금이 조달돼야 하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법 개정을 상임위에서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채 발행 한도가 지금보다는 훨씬 높아야 자금을 융통하면서 회사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늘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다만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부담이 된다"며 "에너지 가격 등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인구절벽' 문제는 비상사태로 인식해 접근하고 있다는 정부 방침을 전했다. 강준현 민주당 의원의 "인구절벽 문제 해결 기미가 안 보인다"는 지적에 추 부총리는 "인구문제는 비상사태 인식을 갖고 접근해야 한다"고 답했다.

추 부총리는 "역대 정부에서도 (인구)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한다고 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며 "인구 문제는 비상사태라는 인식을 갖고 접근해도 10년, 20년 후에 효과가 나타날 수 있을지 싶은 정도"라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경제·사회 문제가 (인구 문제에서) 커지고 완화되기도 한다고 생각한다"며 "일관되게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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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