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양, 대정부질문서 요금폭탄 원인에 文정부
"탈원전에 난방비 부담", "요금 인상이 바람직"
野 "文 전가? 탓 옳지 않아…이젠 尹정부 책임"
방만경영 가스公 "회계제도 때문, 민영화 없어"
네 차례 가스·전기요금 인상으로 에너지 취약층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그 원인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근본적 원인 분석과 서민 부담을 덜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보다, 책임 미루기에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8일 국회 및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전일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요금 폭탄의 원인으로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제 때 요금을 인상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 장관은 가스요금 폭탄이 나온 배경을 묻는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난방비나 전기 요금에 부담을 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석탄 발전이나 원전 건설 지원(을 하지 않는) 탈원전 정책은 당연히 다른 발전원 액화천연가스(LNG) 사용을 늘리기 때문에 요금 부담이 된다"며 "원전 건설로 비중이 늘어났다면 LNG비중이 줄어들면서 당연히 가스와 전기요금 부담이 경감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정부가 난방비 인상 요청을 묵살한 것도 지금의 폭탄 요금을 야기한 요인으로 꼬집었다.
그는 "지난 2021년부터 국제 LNG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반기부터 급격히 올랐다"며 "지난 2021년 하반기 경제적인 상황을 고려했다면 요금을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했다. 국제 가격이 급등하면 이를 요금에 바로 다 반영할 수는 없겠지만, 서서히 오를 때는 그때 그때 요금에 반영하는 것이 소위 요금 폭탄을 형성하지 않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상하지 않은 것에 경제적인 것 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인상하지 않은 이유로) 그 외 다른 고려가 여러 가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산업부와 기재부 등 정부 부처 간 의견이 제대로 모아지지 않았거나, 협의할 때 경제 현상을 제대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의 이 같은 '문 정부 탓'에 야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정부에서 올려야 할 가스요금을 올리지 않아 윤석열 정부에 전가된 것처럼 답변하나", "난방비 급등 원인을 전 정부 탓으로 돌리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성국 민주당 의원도 "지금까진 문 정부 탓을 해왔지만 이젠 윤석열 정부 책임 아닌가"라고 힐난했다.
이성만 민주당 의원은 "가격 등락이 지금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예전에도 등락 부침은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정부가 나서 민생을 챙겨 서서히 올려간 것"이라며 "문 정부에서 사회성과 공공성을 강조해 서민 안정에 중점을 두던 걸 윤 정부 들어 재무성 평가 점수를 높이니 요금을 급격히 올린 게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산업부는 가스공사의 임직원 성과급 지급과 수천억원의 배당을 실시한 점이 방만 경영이란 지적에도 해명했다.
이 장관은 "배당 성과금은 공공경영 평가 관련 규정에 따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스공사가 9조원의 미수금에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340억원이 넘는 배당을 실시한 점에는 "가스공사가 장부상 영업이익이 난 것은 가스공사의 미수금 처리라는 특별한 회계제도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스공사의 미수금 우려로 요금을 급격히 인상한 상황에서 국민들이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다. 기재부와 협의해 좀 더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가스공사의 민영화 가능성을 적극 부인했다. 횡재세 도입도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난방비 지원 확대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도 반대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금은 추경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 국가재정 요건과 전쟁, 대규모재난, 실업, 경기침체 등이 완연해졌을 때 빚 내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난방비 폭탄에 중산층과 서민의 고통이 늘어가고 특히 정부 대책에서 제외된 사각지대에 놓인 국민의 절망은 깊어가고 있는데, 정부는 국민과 흥정하듯 찔끔찔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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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