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권오수 1심 판결에 맞춰 대응 방침
법사위·본회의 표결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여론 중요할 듯…장기적으로는 가능할 것"
더불어민주당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로 넘긴 데 이어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맞불 작전'으로 보이지만, 당장 특검 도입은 어려울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내 '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진상 조사 태스크포스(TF)'는 오는 10일 예정된 권오수 전 도이터모터스 회장 등에 대한 1심 판결 내용에 맞춰 '김건희 특검' 추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짤 계획이다.
앞서 권 전 회장은 2009년 12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2021년 10월 기소된 바 있다. 현재 김 여사는 해당 주가 조작에 자금을 대는 소위 '전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TF 소속 한 의원은 "권 전 회장 재판 결과를 보고 다음 일정을 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일은 이 대표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의혹에 따른 추가 조사에 응하고자 검찰에 재출석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에 맞춰 김 여사의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한 민주당의 거센 공세가 예상되는 이유다.
공교롭게도 날짜가 겹쳤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라는 게 이 대표 측의 입장이다. 그간 이 대표는 주중에는 민생 관련 업무에 집중하고, 주말을 활용해 검찰 조사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일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며 "계속해서 주말 출석을 요청했지만 검찰이 주말은 안 된다며 7일, 8일을 제시했고, 7일은 일정 조정이 어려워 8일로 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판결 내용에 따라 '김건희 특검' 주장에 힘이 붙을 수는 있겠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많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해 9월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한 바 있다. 이를 본회의에 상정하려면 먼저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단독 처리는 불가능한 상태다.
재적의원 18명 중 11명(5분의 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민주당 소속은 10명뿐이기 때문이다. 결국 캐스팅보트인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의 동의가 필요한데, 조 의원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다.
조 의원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왜 다시 김건희 특검을 주장하나. 결국 이 대표의 각종 불법 의혹 기사 숫자 줄이기용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전형적인 기술"이라고 밝혔다.
법사위를 우회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특검법을 본회의에 상정한다고 해도 180석의 동의를 받아낼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현재 민주당의 의석수는 169석으로 정의당과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 없이는 통과가 어려운 탓이다.
실제로 야 3당이 함께 발의한 이 장관의 탄핵소추안 통과 당시에도 찬성표는 179표에 그쳤다.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특검을 추진하려면 여론이 중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가능할 것으로 보지만 아직 이를 꺼낼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