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女, 광란의 운전 '차량 6대 충돌'…환각상태로 밝혀져

지난해 10월 마약류 '펜터민' 식욕억제제 처방받아
체포 직후 ‘횡설수설’…차량 안엔 다양한 종류 약물
경찰 "향정신성의약품 과다 복용 부작용 추정 수사"

대낮 승용차를 몰며 차량과 버스 등 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낸 20대 여성이 환각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일 서귀포경찰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위반(난폭운전 및 과로운전금지) 등의 혐의로 불구속 수사 중인 A(20대·여)씨가 당시 마약류 식욕억제제 과다 복용으로 인한 환각 상태에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당일 A씨는 경찰의 정차 요구를 불응하는가 하면, 체포 직후에는 "전쟁이 나서 사람들을 피신시키려고 하는데 경찰이 방해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횡설수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 차량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욕억제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음주 측정과 마약류 관련 간이검사를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이 나왔다. 다만 차량 안 식욕억제제와 소변 검사에서 향정신성의약품인 펜터민(phentermine) 성분이 검출됐다.

펜터민은 식욕 억제 작용을 해 비만 치료에 쓰이는 정신 흥분제다. 부작용으로는 환각 증상과 의존성 등이 있다.

A씨는 지난해 10월께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펜터민이 포함돼 있는 식욕억제제 7종을 처방받고 복용해 왔고, 이를 통해 약 40㎏의 체중을 감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A씨가 식욕억제제를 과다 복용해 환각 등을 겪은 상태에서 차를 운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다이어트에 효과를 보면서 약에 점점 의존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정신성의약품 과다 복용에 의한 부작용이 따른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A씨는 앞서 지난달 28일 오전 11시께 서귀포시 토평동 일대 도로에서 승용차를 몰던 중 버스, 화물차, 승용차, 경찰차 등 6대를 잇따라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A씨의 차량은 화물차와 포크레인이 길을 막아선 뒤에야 멈춰 섰다. 경찰도 순찰차로 A씨 차량을 들이받고 도주를 차단한 뒤 창문을 깨고 A씨를 검거했다.

이 사고로 버스에 타고 있던 승객 2명과 승용차 탑승자 1명 등 총 3명이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