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식 및 채권 시장 악화로 지난해 적립금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 8.22%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시장이 주식과 채권 모두 대폭 하락한 이례적인 경우였다고 평가했다.

2일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은 890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기간 수익률은 -8.22%다. 자산별로 국내주식이 22.76%, 해외주식이 12.34%, 국내채권이 5.56%, 해외채권이 4.91% 하락했다. 대체투자는 플러스 8.94% 수익률을 기록했다. 벤치마크(BM) 대비 국내주식은 0.47%p, 해외주식은 0.15%p, 국내채권은 0.04%p, 해외채권은 0.88%p씩 초과 성과를 냈다.

기금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기조와 전쟁 장기화 등으로 증시 불안 요인이 지속되면서 국내 및 해외주식의 운용자산의 평가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및 해외채권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 기조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수익률이 낮아졌다. 국고채 3년물은 지난해 연초 대비 193.0bp, 10년물은 141.7bp 상승했다.

대체투자자산은 부동산, 인프라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과 실현이익,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전통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기금위 관계자는 "지난해는 주식과 채권 시장이 동시에 하락한 이례적인 해"라며 "통상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은 반대로 움직이며 서로 보완하는 경향이 있는데, 주식과 채권이 동시에 대폭 하락한 건 해외에선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 이후, 국내에선 2001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연기금의 운용 수익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일본 GPIF는 글로벌 시장 대비 양호한 시장 상황과 엔화 환산 평가익으로 -4.8%에 그쳤으며 캐나다 CPPI도 월등히 높은 대체투자 비중으로 수익률 하락폭(-5.0%)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노르웨이 GPFG(-14.1%)와 네덜란드 ABP(-17.6%) 등은 국민연금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태현 국민연금기금 이사장은 "지난해 대외 불확실성 확대와 주식과 채권시장 모두 좋지 않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국민연금기금 수익률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