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민주당 의원 대표 발의
한국판 '스파이 박물관' 설치를 위한 근거 법안이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현행법상 근거 없이 운영되는 국정원 안보전시관의 설립 및 운영 근거를 마련하고, 접근성이 낮은 안보전시관을 대체할 첩보 박물관을 적법하게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보위 소속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8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대표 발의한 국가정보원법 일부개정법률안(첩보 박물관 설치법)이 정보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안보전시관의 설립 및 운영 근거를 마련하는 한편, 원장이 별도 기관으로 첩보박물관을 설치하도록 하여 기존 안보 전시관의 위법요소를 해소하고 국민이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1999년부터 국정원 내에 안보전시관을 설치하고 대북정보, 테러, 비밀업무 등 국가안보 관련 내용을 전시하고 있다. 매년 1만명 이상이 전시관을 방문하고 있지만 국정원의 조직, 소재지, 예산 등의 정보는 국정원법 제8조(조직 등의 비공개)에 의해 기밀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일반인이 관람을 위해 경내 출입하는 것 자체가 현행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는 비판이 따랐다.
김 의원은 "넷플릭스에 방영된 수리남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를 통해 알려진 우리 정보기관의 활약상에 대해 흥미를 갖는 국민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기존 안보전시관은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접근성과 컨텐츠를 동시에 충족하는 첩보 박물관의 설치로 수요를 충족시킴과 동시에 우리 정보기관에 대한 불신과 의심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스파이 박물관처럼 많은 팬층을 보유한 랜드마크가 되려면 넓은 부지와 편리한 교통 접근성이 필수적"이라며 "교통의 요지인 동작구에 설치하면 많은 국민들이 편리하게 접근하고, 지역 경기를 살림과 동시에 안정적인 관람객 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국제 스파이 박물관'은 코로나 유행 이전 한해(2017년) 기준 총 수입 약 865억원, 순이익 약 632억원을 기록하는 등 많은 팬을 보유한 박물관이다.
김 의원은 "국정원이 첩보 박물관을 성공적으로 설치, 운영하여 정보기관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씻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 기관이라는 이미지를 공고히 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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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