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신도시 아파트값 낙폭 잠시 둔화됐다가 2배 이상↓
분당 '이매삼성' 전용 127㎡ 17억원→10억원 하락 거래
국토부, 특별법 발의는 아직…"절차 거쳐 발의될 예정"
국토교통부가 1기 신도시를 비롯한 노후도시 정비를 위해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마련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 1기 신도시에서는 관련 노후 단지들의 하락 매매거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달 국회 발의 예정이었던 법안도 아직 발의가 미뤄지고 있어 국회 법안 심사 통과 후 본격적인 지구 지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특별법 발표 직후인 지난달 17일 기준 잠시 낙폭이 -0.08%에서 -0.05%로 둔화했다가 다음 주(24일 기준)에는 다시 2배 이상(-0.05%→-0.11%) 확대됐다. 지난주(3일 기준) 역시 지역별로 ▲평촌(-0.18%) ▲일산(-0.04%) ▲분당(-0.03%) ▲산본(-0.03%) 등에서 하락세가 계속됐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 '이매삼성' 전용면적 127㎡는 이달 4일 10억원(1층)에 거래가 성사됐다. 이는 지난 2021년 기록한 최고가 17억원(13층)보다 무려 7억원이나 낮은 가격이었다. 또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14단지청구' 전용 101㎡은 지난 2일 최고가(8억8000만원) 대비 3억400만원 떨어진 5억7600만원(4층)에 거래됐다.
아울러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동 '초원성원' 전용 84㎡는 지난 3일 7억6000만원(9층)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21년 기록한 최고가 9억8000만원(3층)보다 2억2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또 인근 '향촌현대 5차' 전용 59㎡는 같은달 2일 7억2000만원(13층)에 팔려 최고가 8억9000만원(2층) 대비 1억7000만원 떨어졌다.
부동산 R114 관계자는 "특별법 발표 직후에는 분당, 일산의 일부 단지에서 문의가 늘면서 가격 하락이 주춤해졌다"면서 "그러나 이후 다시 별다른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면서 1기 신도시들이 가격 약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7일 안전진단 대폭 간소화와 파격적인 용적률 상향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1기 신도시 특별법안을 발표했다. 택지조성사업 완료 후 20년 이상 경과한 100만㎡ 이상의 택지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경기도 내 1기 신도시(성남 분당·군포 산본·고양 일산·부천 중동·안양 평촌)뿐만 아니라 서울 목동·노원, 광명 철산, 부산 해운대, 대전 둔산, 광주 상무, 인천 연수 등도 수혜 지역으로 거론됐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당초 지난달 중 국회에 발의하려 했던 국토부의 계획과 달리 현재까지 발의가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원래는 2월 중으로 발의될 예정이었으나 국회법상 정식 절차가 있다보니 아직 발의는 안 된 상태"라며 "법안은 조만간 발의될 예정이며, 워낙 관심도가 높은 사안이기 때문에 법안 통과가 막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측과) 조율을 계속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재초환)의 경우 이미 법 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고, 1기 신도시 범재건축연합회(범재연) 등이 문제를 제기한 '블록별 통합 재건축'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계획은 지자체에서 짜도록 돼 있기에 정부가 이를 법적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해 법안 심사 과정을 거쳐 실질적인 정비사업 추진에 돌입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당분간은 시장에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현재 주택시장이 침체돼 있어 수요 움직임이 제한된 가운데 향후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 실제 구역 지정이나 선도지구 등의 지정까지는 갈 길이 상당히 멀다"며 "더군다나 현 정부 임기 내에 공급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대규모 이주계획 수립 과정에서의 진통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당장 수혜지역들의 매매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아직은 아직 미국 기준금리 상단의 불확실성, 국내 기준금리 인상 등의 외부요인의 영향을 받고 있는데, 이를 국내 정책으로 상쇄하기는 쉽지 않다"며 "제도적으로 정비가 되거나, 정비사업 추진이 구체적으로 궤도에 오른다면 미래가격을 반영해 시세에 영향을 주겠지만 지금은 몇 년 이내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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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