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119종합상황실, 투신 중학생 생명 살렸다

성현우 소방관, 통화 이어가며 구조대 도착 시간 벌어
박철호 소방관, 수상구조대 출동 등 침착한 상황 관제

 "화명대교인데 여기서 뛰어내리면 죽을까요?"



13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7시 34분 119종합상황실로 10대 중학생 소년이 이같이 전화를 걸어왔다.

당시 전화를 받은 성현우 소방관은 상황 요원으로 근무한 지 2개월도 채 되지 않은 신입이었다.

성 소방관은 순간 당황했지만 침착하게 통화를 이어갔다. 이어 신고자의 말을 되짚으며 상황을 주변 동료들에게 알렸다.

옆에 있던 선임 상황 요원인 박철호 소방관은 투신 상황을 눈치채고 성 소방관에게 계속 통화를 유지할 것을 주문하고 빠르게 대처에 나섰다.

박 소방관은 또 낙동강 수상구조대 출동 조치와 유관기관에 공동 대응을 요청했다.

성 소방관은 차분한 말투로 소년을 안심시키며 6분24분 동안 통화를 이어갔다. 성 소방관의 지혜로 출동대가 현장에 도착할 수 있는 시간을 벌었던 것이다.

하지만 신고자는 멀리서 접근하는 소방차를 발견하고 "안녕히 계세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신고자는 대교 아래로 떨어졌으나 수면 위로 보이는 상황이었다. 곧이어 낙동강 수상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구조에 성공했다.

당시 소년의 의식은 명료했고, 체온이 약간 떨어진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부산소방은 소년이 투신 이유를 가정불화로 추정했다.

부산소방재난본부 하길수 종합상황실장은 "최근 재난 상황을 모든 상황 요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상황선언시스템을 도입해 요원들의 파트너십을 강조해왔다"면서 "신입 상황 요원임에도 불구하고 선임자와 힘을 합쳐 침착하고 발 빠르게 대처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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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